펌사위

『세계』모리 사야카 연재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뉴잭스윙 선비 2021. 7. 18. 15:32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
- 아라비아해의 강력한 사이클론 -

일본에서는, 겨울이 지구가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계절이라고 하면 놀라는 경우가 있다. 사실은, 지구는 태양 주위를 타원형을 그리듯이 돌고 있어, 매년 1월 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고, 7월 상순에 가장 멀어진다. 각각 ‘근일점近日點’ ‘원일점遠日點’으로 부르며, 이 두 날의 지구와 태양의 거리 차는 약 500만 킬로, 태양 에너지 차는 7%가 된다. 그런데 일본의 1월이 추운 것은, 지구가 지축을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어, 태양광의 입사각도入射角度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도쿄의 겨울 태양 광도光度는, 여름의 그것과 비교하면 약 50도나 낮다.

지구는 어떻게 해 태양과의 위치와 방향을 바꿔 한란寒暖 장소를 변화시키기는 하지만, 결국 극지방은 춥고, 적도는 덥다. 그 온도 차는 100℃ 이상에 달한다. 이런 온도 차의 불균형으로, 다양한 기상 현상이 생기는데, 예를 들면 태풍도 그런 현상 가운데 하나로, 불균형을 해소하려고, 적도의 따듯한 공기를 열심히 추운 지역으로 옮긴다.

그런데 최근 지구 전체 온도가 상승해 이제까지 와는 다른 불균형 상태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 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에 따르면, 세계 연평균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하면 1℃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세계가 똑같이 따뜻해지는 것이 아니라, 저위도에서 중위도, 나아가 고위도가 됨에 따라, 기온 상승이 두드러진다. 이리하여 남북 기온 차가 적어진 결과, 예전에 볼 수 없었던 규모의 기상 현상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 연재에서는, 지금 지구라는 행성에서 일어나는 기상 이변을 소개하고자 한다.

■ 아라비아해에 사이클론 잇달아 발생

사이클론이란, 인도양과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을 말한다. 영국인 선장으로 아마추어 기상학자이기도 했던 헨리 피딩톤Henry Piddington(1797~1858년)이, ‘뱀의 똬리’를 의미하는 그리스어를 바탕으로 명명했다고 여겨진다.

인도양 북서부에 자리한 아라비아해는, 아라비아반도에서 유입되는 건조한 공기와 몬순이라고 불리는 계절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흐트러지기 쉽다. 게다가 해수 온도도 비교적 낮아 사이클론 발생은 적고, 세력 또한 강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2019년 가을에는, 이런 전제를 뒤엎는 듯한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10월, 중심기압 915hPa, 최대 풍속 64m의 사이클론 ‘키아르Kyarr’가 발생했다. 놀라운 것은 이름만이 아니라, 그 강함이었다. 사이클론의 계급으로는 최강 ‘슈퍼 사이클론’에 해당, 아라비아해 해역 관측 사상 최강의 태풍으로 기록되었다. 어쨌든 ‘키아르’가 ‘슈퍼 사이클론’으로까지 된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충격이다. 덕분에 멀리 떨어진 바다 위 사건이었음에도, 일본에서도 이 문제가 여러 번 다루어 졌다. 덧붙여 키아르란 미얀마 말로, 호랑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기록은 그것 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키아르 발생 후 얼마 안 되어, 다른 사이클론 ‘마하Maha’가 발생, 사상 처음 동시에 두 개의 사이클론이 이 해역에 존재하게 되었다. 더욱이 마하는 아라비아해에서 발생한 사상 세 번째의 슈퍼 사이클론’으로 성장했다.

왜 강대한 사이클론이 아라비아해에 두 개나 잇달아 발생했던 걸까. 하나의 원인은 ‘다이폴dipole 모드 현상’으로 불리는 해수 온도 변화에 있다. 다이폴이란 쌍극자雙極子라는 의미로, 인도양 서부와 동부의 해수 온도가 시소처럼 높아지거나 낮아지거나 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몇 년에 걸쳐 한 번 발생하며, ‘인도양 엘니뇨’로 비유된 적도 있다. 2019년은 인도양 서부의 아라비아해 해수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키아르 발생에는, 이런 일시적인 해수 온도 상승이 관련되어 있었지만, 근년의 아라비아해 경향을 보면, 강력한 사이클론이 빈발하는 것은 명백하다. 2018년에는 ‘사가Sagar’가 소말리아 사상 최강 세력으로 상륙하고, 같은 해 ‘메쿠누Mekunu’는 오만 남부에 전대미문의 강도로 상륙했다. 2015년에는 ‘차팔라Chapala’가 관측 사상 처음 예멘 본토에 상륙하고, 그 일주일 후에 ‘메그Megh’가 예멘 남쪽에 떠 있는 소코트라섬을 직격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라비아해의 사이클론 발생 수는 금세기 말까지 46%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강한 사이클론이 증가하는 것은, 특히 사막이 드넓은 아라비아반도에는 큰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의 연간 강수량은 100밀리로, 이것은 겨우 도쿄의 한 달 분 강우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건조한 대지에 큰비가 한꺼번에 내리면 어떻게 될까. 답은 명백하다. 실제로 2018년 메쿠누가 오만에 상륙했을 때, 단 하루에 3년분 비가 내리고, 사막은 큰 강으로, 구릉은 거대한 폭로로 변했다.

■ 얼음 밑에서 새로운 섬이 출현한 러시아

지구 온도 상승이 초래하는 변화에는, 사이클론 외에 빙하의 융해가 있다.

2019년, 트럼프 대통령이 빙하 융해가 진행되는 그린란드를 사려고 해 뉴스가 되었는데, 러시아와 캐나다 같은 나라들도, 극지방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세력을 확대하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 같은 무리한 수법이 있다면, 빙하 밑에 잠자는 영토를 새로 발견하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다. 러시아 당국은, 새로운 섬의 발견을 2019년 10월에 발표했다. 발견된 섬은, 북극해에 떠 있는 러시아 북부 노바야제믈랴Novaya Zemlya 열도의 다섯 개 섬이다. 혀를 깨무는 듯한 이름의 이 열도는, 구소련 시절부터 핵 실험장으로 이용되고, 북쪽의 반 정도는 빙하로 덮여 있었다. 발견된 섬도, 오랜 시간 얼음으로 싸여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확인이 안 되었다.

이렇게 러시아는 이 발견에 따라 한층 영토를 확장한 것이지만, 이들 섬이 갑자기 불쑥 얼굴을 내민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발견자는 해상기술학교에 다니는 여대생으로, 졸업 논문 연구로 위성 화상을 분석하던 차에, 우연히 발견한 듯하다. 그 후, 러시아 군대는 몇 번이나 탐색 팀을 파견하며, 도중에 해마의 습격을 받는 등 곤욕을 치르는 탐색을 계속해, 마침내 2019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발견의 주역인 앞의 여학생은 그 공적을 평가받아, 현재 러시아 해군에서 해양 엔지니어로 근무한다. 예전에는 불모의 땅으로 치부되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땅이, 이제는 귀중한 보물이 되어, 국가 간 분쟁의 불씨도 된다.

■ 최후의 보루, 빙하가 녹는 알래스카

한편,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는, 지구 ‘최후의 보루’라고도 평가된 빙하가 녹기 시작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 빙하는 주노Juneau[알래스카주에 소재한 도시. 알래스카 제3의 도시] 북쪽에 있는‘타쿠빙하Taku Glacier’이다, 일본인에게는 낯선 장소이지만, 그 얼음의 두께는 150m로, 세계에서도 가장 두꺼운 빙하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이 빙하는, 예전부터 모종의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빙하학자 마우리 펠토Mauri S. Pelto[매사추세츠 더들리의 니콜스 대학Nichols College 환경 과학 교수]에 따르면, 조사를 계속하는 250개 빙하 가운데, 249개에서 얼음 감소가 발생하는 데 반해, 유독 타쿠빙하는 50년간, 쭉 얼음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까 빙하가 녹는 속도보다도, 새로 내리는 눈이 많았든 것 같았다. 그런데 2019년, 위성 화상 해석에서 타쿠빙하가 줄어드는 것이 판명되었다.

전문가를 놀라게 했던 것은, 타쿠빙하가 녹기 시작한 시기이다. 이때까지는, 타쿠빙하 감소는 21세기 안에는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빙하계 최후의 보루가 붕괴하고,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것인가 하는 공포를 느낀다.

IPCC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세계 빙하의 40%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빙하가 녹으면 어떻게 될까. 얼음 안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 등 온실 효과 가스가 배출되어, 기온이 상승한다. 태양광을 반사하는 작용이 있는 흰 얼음이 줄고, 지구가 열을 흡수하게 된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발이 낮은 곳은 물에 잠긴다. 그리고 바다의 염분 농도도 변하고, 해류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주변 여러 나라의 기후를 변화시킨다.

그 옛날, 태양에 대한 지구의 기울기의 변화가, 기후 변동에 영향을 준다고 여긴 과학자가 있었다. 세르비아 지구물리학자 밀루틴 밀란코비치Milutin Milanković[1879~1958년]이다. 현재 지축의 기울기는 23.5도이지만, 그 각도는 수만 년 단위로 바뀌며, 지구에 닿는 태양의 일사량도 변화하며, 추운 빙기와 따듯한 간빙기 사이클로 이어진다는 설을 전개했다. 다만, 현재 직면하고 있는 것은 좀 더 짧은 기간에서의 변화이다. 우리는 이 수십 년 동안에도 커다란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중국에 이런 속담이 있다.
“나무를 심을 가장 좋은 시기는 20년 전이었다. 다음으로 좋은 시기는 지금이다.”
20년을 기다리면 늦다. 지금이야 말로 지구 문제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야 한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2
- 다발하는 거대 허리케인과 열파 -

일본이 태음력에서 태양력으로 이행한 1872년은, 원래대로라면, 한 달이 많은 ‘윤달’이 있는 해였다. 겉으로는 서구화를 내걸고 역법을 개정하는 데 이르렀지만, 이유는 그것 만이 아니었던 듯하다. 정부는 12월 3일을 태양력 1월 1일로 정했다. 이에 따라 12월과 13월 두 달치 급여를, 태연하게 떼어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2019년은, 헤이세이平成에서 레이와令和로 연호가 바뀐 해다. 바로 이 해에 일본 열도에는 수없이 재해가 엄습했는데, 특히 동일본은 심대한 태풍 피해를 입었다. 그 중에서도 태풍 15호와 19호는, 간토關東와 도카이東海 지방을 관측 사상 최대급의 세력으로 직격해, 하천 범람과 장기적인 대정전 등 크게 할퀸 태풍 자국을 남겼다.

2019년은 세계의 기후 또한 격동의 한 해가 되었다. 허리케인, 열파, 산불, 빙하 해빙과 전대미문의 규모라는 기상재해가 잇달아 발생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추산에 따르면, 2019년에 재해가 이유가 되어 이주로 내몰린 사람 수는, 전 세계에서 2,200만 명에 미칠 우려가 있다고 한다. 이번 연재는 큰 파란이 일었던 2019년에 초점을 맞추어 그 가운데 유난히 현저한 사건을 조명하고자 한다.  

■ 바하마 사상 최강 허리케인 도리안Dorian

바하마는, 연간 340일은 청명하다고 회자될 만큼 화창한 날씨로 천혜의 자연을 자랑한다. 그래서 카리브해 굴지의 비치 리조트이기도 하다. 수중 동굴의 보고이기도 하며, 영화 『007』 시리즈의 무대이기도 하다. 이 남국의 낙원에 2019년 9월, 바하마 사상 최강의 허리케인 ‘도리안’이 직격했다. 상륙 때 최대 풍속은 83m/초로, 대서양 허리케인으로는 관측 사상 1위와 같은 기록이다. 더구나 도리안은 최성기의 강함 그대로 유지하면서 22시간에 걸쳐 섬에 머물며, 강렬한 비바람을 계속 불러왔다. 허리케인 눈이 통과한 그레이트 아바코섬에서는, 89m/초라는 최대 순간 풍속도 기록, 7m가 넘는 폭풍 쓰나미가 몰려와 섬 대부분이 침수, 거의 모든 가옥이 쓰러지고 파괴됐다. 지역 미디어에 따르면, 사망자 수는 3천 명 이상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이 4년간, 5단계의 등급에서 최강의 ‘범주 5’의 허리케인이 대서양에 연속해 발생하고, 그 모두가 육지를 직격했다. 일찍이 없었던 사태이다. 2017년 마리아는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를 직격해 허리케인 희생자로서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4,6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다.

■ 지중해 허리케인으로 베네치아 침수

유럽에는 허리케인이 상륙하지 않는다. 그러나 허리케인과 같은 강한 저기압이 나타나는 일이 있다. 이러한 태풍은, Mediterranean(지중해)과 허리케인을 조합·생략해 ‘Medicane’으로 불린다. ‘파소콘パソコン’(퍼스널 컴퓨터의 일본식 조어)이나 ‘기무타쿠キムタク’(일본의 남성 아이돌 그룹 SMAP의 전 멤버 기무라 타쿠야きむら たくや의 애칭)처럼, 조어를 만들어 내는 문화는 일본만은 아닌 듯하다.

Medicane은 겉모습이야 말로 허리케인 그대로이지만, 성질은 좀 다르다. 따듯한 기운만으로 이루어진 허리케인과 달리, Medicane은 상공에 찬 기운도 동반하며, 이런 온도 차이에 의해 발달한다. 말하자면 하이브리드형 태풍이다.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예전부터 해면 상승과 지반 침하 등으로 침수 위기가 제기되었는데, 2019년 11월에는 Medicane의 접근도 있어, 수위가 관측 사상 두 번째인 187센티까지 상승했다. 나폴레옹이 “세계 제일의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칭찬한 산마르코광장을 포함해, 도시의 85%가 침수되었다. 지저분한 이야기이지만, 베네치아에 간 친구가, 홍수가 발생하면 미처리된 오수도 흘러오는데, 장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어느 연구소에서는, 온난화가 진행되면, 강한 Medicane이 늘어나는 외에, 허리케인이 유럽에 상륙하는 등의 시나리오도 예상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장화로는 부족하게 되어 버린다.

■ 열파로 변하는 유럽의 山 標高

마찬가지로 유럽에서는, 여름에 기록적인 열파가 엄습해, 6개국에서 국내 최고 기온 기록이 다시 작성되었다. 도화선을 당긴 것은 프랑스로, 6월인데도, 남쪽의 도시에서 46.0℃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이때 독일에서는,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 아우토반의 일부 노면이 열로 녹아 시속 120킬로의 속도 제한이 시행되었다고 한다. 이 도로를 달리는 차들의 평균 주행 시속은 140킬로 이상이라고 하니, 이 속도도 평상시보다는 느린 것은 틀림없다. 이어서 7월에는, 영국에서 38.7℃, 독일에서 42.6℃로, 모두 5개국에서 국내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었다. 프랑스에서는 860명을 넘은 사망자가 나온 외에, 강의 수온이 너무 높아 원자력발전소의 냉각용수가 부족하게 되어, 2기가 가동이 정지되었다. 또 영국에서는, 전차의 레일과 전선이 일그러지는 등의 우려로, 운전 보류와 지연이 잇달았다.

같은 7월에는, 스웨덴의 북극권에 있는 마르크스빈사에서 기온이 34.8℃까지 올라가서, 스웨덴 북극권의 기록으로서는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이 되었다. 놀랍게도, 이 기록적인 열파는 산의 높이도 바꿔 버렸다. 그 산은 스웨덴 북단에 있는 두 개의 주요한 봉우리를 가진 것으로 유명한 케브네카이세Kebnekaise산이다. 케브네카이세산 남쪽 정상은 빙하로 덮여 있지만, 북쪽 정상은 얼음 대신 바위가 보이며, 통상은 남쪽 정상 쪽이 높다. 그러나 여름의 고온에 의해 남쪽 정상의 빙하가 녹아 그 표고가 관측 사상 최저가 되는 2,096미터로 내려가고 말았다. 그 결과, 북쪽 정상보다도 남쪽 정상이 1.2미터 낮아지고, 북쪽 정상에 1위의 자리를 양도하게 되었다. 이처럼 두 개 봉우리의 순위가 역전된 것은, 1880년 관측 개시 이후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지구상의 산의 면적은, 육지 전체의 1/4을 점하고 있다. 중요한 담수 공급원으로 ‘물의 탑’이라고도 불리지만, 평지에 비해 두 배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 북극권에 심한 벼락

마찬가지로 고위도 지역은, 그 밖의 지역에 비해 배의 속도로 기온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 이것에 수반해 북극권의 기상 현상도 변화해, 2019년에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한 수의 벼락이 발생했다. 뇌운은, 기온이 높고, 공기 중에 많은 수증기가 있을수록 활발하게 발달하는데, 기온이 낮고, 건조해진 극지방에서는, 그 발생 수가 적다. 그런데 8월 10일에는 북위 80도 부근에서 이례적이라고 할 만한 1,000회 이상의 벼락이 관측되었다. 더욱이 북극점에서 불과 500킬로 떨어진 북위 85도 부근에서도 48회 관측되어, 전문가도 신기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이것은 북극권의 기온이 상승하는 것과 해빙으로 태양열을 좀 더 흡수하게 된 것 등이 배경에 아닐까 한다.

이 벼락의 예에 국한되지 않고, 2019년은 북극권에서 기록적인 사건이 속출했다. 7월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사상 최초로 32.2℃까지 기온이 상승하는 등, 알래스카주 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되었다. 이 때문에 산불 사건이 다발하고, 또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사이에 있는 Chukchi해의 해빙 면적은 사상 최소가 되었다. 나아가 그린란드에서도 6월부터 7월 2개월간에 2,400억 톤, 8월 1일에는 하루 관측 사상 최대인 125억 톤의 얼음이 녹았다. 그리고 9월에는, 북극해 전체 해빙 면적이 위성 관측이 시작된 이후, 두 번째 극소치를 기록했다.

그 옛날 이집트에서는 ‘달력 상’ 온난화가 일어나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지구는 365.2422일이라는 주기로 태양을 한 바퀴 돌기 때문에, 4년에 한 번 윤날을 설정해 조정할 필요가 있었지만, 고대 이집트의 민간에서 사용된 태양력에는, 윤날이 설계되지 않았다. 이윽고 날짜가 어긋나, “겨울에 여름이 오고 말았다…”고, 푸념하는 낙서가 발견된다고 한다. 다만 이것은 오늘날 일어나는 온난화와는 다르다.

2019년 12월, 스페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5회 당사국 총회(COP25) 회합에서, 구테헤스 사무총장이 강한 어조로 발언한 말이 가슴을 찌른다.

“우리는 정말, 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지구가 불타는 동안에도 시간을 무위로 보낸 세대로 기록되고 싶은 건가.” ―.

미래 세대에게 타박을 당하지 않도록, 오늘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3
- 동물들의 수난과 생존 노력 -

다윈이 진화론의 힌트를 얻었다고 알려진 갈라파고스 제도는, 세상이 다 아는 유명한 희귀 생물의 보고지만, 그곳의 환경도 변하고 있다. 이제는 섬 이름의 유래이기도 한 갈라파고스땅거북도 격감해 절멸 위기종으로 지정되어 버렸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 새로운 종의 동물도 발견되고 있다.

갈라파고스에서는, 육지에서 사는 이구아나와 바다에서 사는 이구아나가 따로따로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 때, 해수 온도 상승으로 바다 이구아나의 먹이가 되는 해초가 격감되었다. 목숨을 잃은 바다 이구아나가 허다한 가운데, 육지로 기어올라 육상 먹이를 구하는 수컷도 나타났다. 그 수컷들이 육지 이구아나의 암컷과 새끼를 탄생시켰다. 그 새끼가 ‘잡종 이구아나’로, 21세기가 되어 발견되고 있다. 육지 이구아나는 날카로운 손톱이 없어, 먹이인 선인장에 올라갈 수 없다. 오로지 땅 위에서 떨어지는 선인장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지만, 잡종 이구아나는 아버지인 바다 이구아나의 부계 유전인 날카로운 손톱을 지니고, 해초를 채취하는 것도, 선인장에 기어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장점을 취한 신종으로, 육지를 활보하며 활개를 치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데 잡종 이구아나에게는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 번식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한 세대로 제한된 생명이며, 자손을 남길 수 없다.

이것을 진화라고 할 수 있을까의 여부는 별도로 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일은 살아가기 위한 조건이라고, 다윈도 말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 환경의 변화는 너무 빠르다. 예전에 없을 정도의 페이스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2019년 육지 기온은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고온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해수 온도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육지와 바다 모두, 2010년부터 2019년은 기록이 남은 것 가운데 가장 더운 10년이 되었다.

이런 환경의 급변은, 생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일까. 최근의 이상 기후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이 초래한 결과에 대해 탐색해 보자.

■ 산불로 12억 마리의 생물이 희생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대륙이다. 산불은 일상다반사이며, 다수의 생물이 화재에도 살아남는 식의 독특한 진화를 이루어 왔다. 예를 들면 오스트레일리아 식생植生의 3/4을 차지하는 유칼립투스는, 스스로 인화성 가스를 내뿜어 불을 확대시키며, 씨도 산불을 계기로 발아한다. 이런 전략을 취한 것은, 화재로 다른 식물이 사라진 후에, 독점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를 중심으로 일어난 산불의 소실 면적은, 일본 국토의 1/3에 상당한 1,000만 헥타르 이상에 이른다. 세계 유산 Blue Mountains는 80%가 타 버렸다. 원인은 2017년부터 이어지는 기록적인 가뭄에 있다. 추격이라도 하듯이 2019년은, 오스트레일리아 관측 사상 가장 비가 적고 고온인 해가 되었다.

시드니 대학의 추정에 따르면, 이 산림 화재에 의해 12억 마리나 되는 생물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파충류, 포유류, 조류의 수이며, 곤충 같은 것은 포함되지 않았다. ‘유대류有袋類쥐’라고 불리는 더나트Dunnart(쥐와 생김새 및 크기가 비슷한 더나트속 유대류 동물) 등 몇몇 동물은 절멸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코알라는, 뉴사우스웨일스주에서만 주 전체 개체수의 1/3에 해당하는 8,000마리가, 또 남부 캥거루섬에 이르러서는, 섬 전체의 50%에 해당하는 25,000마리가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코알라는 귀엽기는 하지만, 둔함, 편식, 무기 없음이라는 삼박자, 이런 코알라의 특성은 살아남는 데는 이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 이번 화재에 의한 코알라의 절멸 위기는 없지만, 서식 지역이 한층 좁아질 가능성은 있다고 한다.

딱한 것은 낙타이며, 물을 찾아 인가를 찾아 들거나 했기 때문에, 5,000마리가 저격수에게 사살되었다. 낙타는, 19세기에 사막 운송 수단으로 인도에서 오스트레일리아로 데리고 왔을 때는 20,000마리에 불과했었지만, 지금은 100만 마리를 넘는다고 한다. 뜻밖의 일로, 오스트레일리아는 세계 최고의 낙타 대국인 것이다. 환경에 적응해 크게 번식했지만, 인간의 반감을 사서 살해되었다. 강자에게 미움을 받으면 진화는 이루어지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 사막메뚜기의 이상 발생

반대로, 환경 변화는 호기라는 듯이 번식하는 생물도 있다. 아프리카 동부에서는, 메뚜기의 대량 발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사막메뚜기라고 불리는 종류로, 성충이더라도 몸 전체 길이는 5센티 정도이나, 이동 속도는 하루 130킬로로 빠르다. 이 때문에 한 번 대량 발생이 일어나면, 심각한 농작물 피해를 광범위하게 일으켜 심한 식량난을 야기한다.

유엔 식량 계획이 2020년 1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뿔’이라고 불리는 북동부에서, 사막메뚜기가 25년 만에 대량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같은 나라들에서 피해가 나오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주변국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 일부 농민은, 모든 수확을 잃고 말았다고 이야기한다. 그것도 그럴 것이, 메뚜기는 큰 무리를 이루어 생식하고, 그 밀집 상태란 것이, 1킬로 사방에 1억5천만 마리나 된다고 한다. 메뚜기들은 겨우 2그램의 경량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체중에 해당하는 식량을 하루에 필요로 한다. 대충 계산해, 1킬로 사방에 하루 3억 그램, 그러니까 300톤의 곡물이 잠식된다는 이야기이다.

이상 발생의 원인은 뭘까. 그것은 2019년부터 이어지는 큰비와 고온에 있다. 아프리카 동부가 면한 인도양 서부에서 해수 온도의 높은 상태가 계속되어, 상승 기류가 활발해지고 연안에 큰비를 초래했다. 앞으로 사막메뚜기는, 온난화에 수반해 서식지가 확대될 위험이 지적된다. 그것은 이들 지역에서 기온이 상승하고, 비가 증가해, 메뚜기에게 알맞은 환경이 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 작아지는 새들

이렇게 환경 변화에 대한 내성을 가진 동물이나 갖지 않은 동물이 있는 가운데, 모습을 바꾸는 것으로 이 변화를 살아 내려고 하는 동물도 있다. 2019년 12월, 미국인 조류학자 Dave Willard[1946년생]가 흥미 깊은 논문을 발표했다. 시카고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빌딩이 즐비한 도시이며, 야간 전등을 켠 빌딩 창에 새가 충돌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1978년부터 2016년까지 약 40년간 모은 새의 수는 52종, 7만 마리에 이른다. 시작은 박물관 수집품을 늘이기 위해서였지만, 이윽고 새의 크기가 축소되는 것을 알아챘다. 40년 전과 비교해 새의 체중은 2.6% 가볍고, 다리의 길이는 2.4% 짧아져 있었다고 한다. 기온이 상승함으로써, 체구가 작아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배경에 있는 것이 ‘베르그만 법칙’[항온 동물의 온도 적응에 대한 법칙으로, 19세기 독일의 동물학자인 Christian Bergmann이 1847년에 주창했다. 베르그만의 법칙에 의하면 동종 혹은 가까운 종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추운 지방에 사는 동물일수록 체구의 크기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이며, 이 법칙은 추운 지방에 사는 개체일수록, 체구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는, 진화의 과정을 뒷받침하는 법칙이다. 몸이 큰 쪽이, 체중에 대한 체표體表 면적이 작아서 열을 체내에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대寒帶 북극곰polar bear의 체장은 평균 2~3m지만, 열대 말레이곰은 150센티 미만이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새의 몸도 시카고의 기온 상승과 함께 작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것이다.

■ 어떤 생물이 살아남을까?

일찍이 전에 없을 만큼 심하게 기후가 변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도대체 어떤 동물이 살아남을까. 세계 최강의 동물로 태곳적부터 꿋꿋하게 살아온 완보동물Tardigrada[후생동물의 한 문. 몸의 길이는 0.5~1mm이고 원통 모양이며, 배 쪽에는 갈고리가 있는 네 쌍의 다리가 있다. 호흡 기관, 순환 기관은 없고 신경 계통은 뇌와 신경절로 되어 있다. 이완보강, 진완보강으로 나누는 데 곰벌레, 가시곰벌레 따위가 있다. 습지에서 산다]이라면 어떨까. 완보동물은 전장 1미리도 되지 않는 미소한 생물로, 현미경으로 보면, 빵빵하게 살찐 유충처럼 보인다. 내 개인 느낌이지만, 상당히 징그럽다. 남극, 심해, 혹은 온천 등, 어디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거지만, 그 이유는 극도의 건조, 고압, 저온, 자외선 아래에서도 죽지 않는 데 있다. 그런 완보동물에게, 지구 온난화 따위는 대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왔지만, 이번에 그런 완보동물의 중대한 결점이 발견되었다. 100℃에서 1시간 견딜 수 있어도, 24시간 이상이라면 38℃에서 죽고 만다고 한다. 완보동물조차 온난화를 따라 갈 수 없을 가능성이 판명되었다.

‘찰스 다윈상’이라는 것이 있다. 놀랄 만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목숨을 잃거나, 자손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말소하거나 하여, 인류 진화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궁극적으로 실례가 되는 상이다. 과거의 수상자에는, 은행 ATM을 부수려고 다이너마이트로 건물을 붕괴시키고, 휘말려 들어 죽은 범인도 있다. 인간은 이제까지 다양한 진화를 이루며 꿋꿋하게 살아왔지만, 지금은 자신의 번영을 위해 지구를 손상해 급속한 환경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이 상의 최후 수상자가 안 되도록 기도한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4
- 전대미문의 이상 기후 -

1978년 4월 1일, 잔뜩 흐린 시드니항에 기묘한 광경이 나타났다. 한 척의 소형 배에 매인 거대한 빙산이 바다에 떠 있었다. 항구는 우연히 소문을 들은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왜 초가을 시드니에 빙산이 출현한 것일까. 사실은, 오스트레일리아인 창업가 딕 스미스Dick Smith 씨가 그가 예전부터 꿈꾸었던, 남극에서 빙산을 운반해 온다는 위업을 성공적으로 행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태어나 처음 본 광경에 매료되었다.

그러는 동안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찔끔거렸으나 점점 강해졌다. 그러면 어떻게 되었을까, 빙산은 순식간에 작아지고, 마침내 바닥의 하얀 비닐 시트만 남았다고 한다.

그래, 이건 스미스 씨가 준비한 만우절 농담이었다. 얼음으로 보이는 것은, 대량의 shaving foam과 소화기 포말이었다. 운 좋게 잔뜩 흐린 날씨 덕에 거품이 진짜 얼음처럼 보였다고 한다.

왜 4월 1일의 거짓말은 관대하게 봐줄까. 애당초 만우절의 기원이란 뭐였을까.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일설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역법을 개정하는 데 수반된 사건이었다고 한다. 16세기 프랑스에서 그레고리 달력이 채용되자, 새해 시작이 4월 1일에서 1월 1일로 변했다. 이 역법 개정에 반발한 시민들이, 구력의 신년인 4월 1일을 ‘가짜 신년’으로 설정하고, 야단법석을 떨게 되었다. 이 일에서 만우절이 탄생했다고 한다. 필자도 해마다 만우절에 가벼운 거짓말을 해 보지만, 놀래기는커녕 헛일로 끝난다.

반대로, 요즘 일어나는 기상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순순히 놀래는 경우가 많다. 기상 현상의 정도가 극단화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회는 최근 일어난, 예상 밖이라고 할 수 있는 의외의 기상 현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 잇따른 전대미문의 남극 기온

남극 대륙에서 S자 모양으로 가늘고 길게 뻗은 남극 반도 맨 끝에 아르헨티나의 에스페란사 기지가 있다. 이 기지에서 2020년 2월 7일, 18.3℃라는 고온이 기록되었다. 이 시기의 평균을 15℃ 이상이나 상회하는 온난임과 동시에 남극 대륙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남극에 세력이 강한 고기압이 머물고, 맑은 날이 계속되었던 것에 더해, 팬 현상이 일어났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어서 9일에는, 에스페란사와 엎드리면 코 닿을 데에 있는 시모어Seymour섬의 기온이 20.75℃까지 상승해 남극권에서 사상 처음 20℃대가 되었다. 이 관측에 관여한 브라질인 연구자는, “믿어지지 않지만, 현실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관측소는 관측 실적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기록으로 공인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어쨌든 남극 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심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100년간의 세계 연평균 기온 상승률이 1℃ 미만인 것에 비해, 에스페란사의 평균 기온은 3℃나 상승하고 있다. 남극 반도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주변 섬에 생식하는 턱끈펭귄Pygoscelis antarcticus의 수가 과거 50년 동안에 77%나 감소했다고 보고되었다.

■ 호주의 산불 제압, 앞으로는 홍수

2019년부터 계속된 오스트레일리아 산불에서는, 10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희생되고, 마침내는 절멸에 내몰린 종도 있을 정도였다. 이 산불 시즌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어, 소실 면적은 일본의 절반에 달하는 1,800만 헥타르에 이른다. 덧붙여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사상 최대 산불은 1947~1975년에 일어났고, 이때는 서부를 중심으로 1,200만 헥타르가 불탔다. 거기에 비하면 이번 규모는 작다고 할 수 있지만, 인구가 집중된 남동부를 중심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오스트레일리아 전체 인구의 3/4이, 연기 피해 등 뭔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기록적인 산불이 발생한 이면에는, 2017년부터 계속된 가뭄, 여기에 더해 2019년의 사상 최악으로 적었던 강수량과 고온이 있다.

애당초 산불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사태는 급전, 1월 후반에 들어서자 저기압이 잇달아 발생하며 서서히 강우량이 증가했다. 최후의 일격을 가한 것은 2월 상순에 내린 ‘기적’으로 불린 큰비로, 예를 들면 시드니에서는 30년 만에 400밀리의 비가 내리고, 뉴사우스웨일즈주의 산불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사이에 수습되어 갔다. 그리고 이어서 2월 13일, 소방국이 산불 제압을 선언했다.

기적적인 호우는, 한편으로 대규모 홍수와 토사 붕괴를 일으켰다. 비는 양날의 검과 같다. 재가 쌓여 있던 댐 주변에도 큰비가 내려 수질 오염 등의 우려도 있었다. 그러면 도대체 뭐가 이러한 급격한 기후 변화를 낳는 것일까.

오스트레일리아의 일 평균 기온은, 25년간 1℃나 상승하고 있다. 이런 온도 변화가 가뭄과 열파를 초래하고, 산불 시즌을 장기화시키는 한편, 강한 사이클론이나 태풍을 발생시켜 큰비를 초래하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된다.

■ 기록적 고기압과 기록적 비행시간

2020년 1월 하순, 유럽 서부에서 조용히 엄청난 기록이 작성되었다. 그것은 기압의 최고 기록이다. 프랑스에서는 1,049.7hectopascal의 국내 최고 기압, 런던에서는 기록이 있는 300년간 가장 높은 1,049.6hectopascal가 기록되었다. 고기압은 바로 하강 기류이기 때문에, 낮에는 구름이 없는 맑은 하늘이 펼쳐지지만, 야간은 방사 냉각으로 빙점 아래까지 기온이 내려간다. 지면 부근이 그것보다 위에 있는 공기보다 차가워지는, 이른바 ‘역전층’이 발생함으로써 전파 장애가 일어나 일시적으로 TV를 볼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로 대규모 장애는 일어나지 않았던 듯하지만, 마침 그날은 영국의 인기 프로가 방송 예정이었기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던 사람도 많았을 지 모른다.

왜 기록적인 고기압이 발생했을까. 왜냐하면, 기록적인 저기압이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압의 고저는 주변 환경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 기압이 극단적으로 낮아지면, 그 주변에서는 거꾸로 높아진다. 그 강렬한 저기압은 폭탄 저기압이다. 폭탄 저기압이라고 하면, 2020년 2월에 발생한 폭풍 Dennis의 중심 기압이 920hectopascal까지 내려갔으며, 북대서양 관측 사상 두 번째로 강한 저기압이었다. 그 결과 영국에서는 200년 만에 대홍수가 발생했다. 앞으로 온난화가 진행되어 기온이 상승하면,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해 저기압에 수반한 강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Dennis에 앞서 발생해 그 강함으로 ‘세기의 태풍’으로 명명되었던 폭탄 저기압 키아라는, 겨울이었지만 강한 제트 기류에 편승해 북대서양을 횡단했다. 마침 이 바람에 편승한 항공기가 전대미문의 단시간 비행을 달성한다. 2월, 뉴욕 JFK 공항을 출발한 British Airways 112편이, 통상보다도 두 시간가량 짧은 4시간 56분에 런던의 히스로 공항에 도착했다. 대지 속도對地速度는 1시간에 1,300킬로를 넘었다고 한다.

실은 최근 북대서양을 비행하는 항공편에 의해 비행시간이 빈번하게 갱신되고 있다. 뉴욕 – 런던 간에 한정해도, 2015년부터 세 번이나 비행시간이 갱신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뭘까. 어느 연구소에서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제트 기류의 위치와 강도가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좋아해서만 안 된다. 안타깝게도 반대 노선의 비행시간은 더 길어져 왕복 비행시간은 지금보다 훨씬 길어진 듯하다. 그 결과, 비행기에서 배출하는 가스가 증가해 온난화를 진척시키고 말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자는 염려한다.

온난화 대책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는 오늘날, 인공적으로 기온을 내리려고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후 공학climate geoengineering이라고 불리는 분야이다. 구체적으로는, 직접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거나, 성층권으로 불리는 고도 12㎞ 이상의 고층에 미립자를 뿌려 태양광을 반사하거나, 나아가 우주 공간에 거대한 패널을 쏘아 올려 태양광을 차단하려고 하는, 마치 SF 영화 같은 안까지 있다고 한다. 그런 기후 공학 연구에 미국은 400만 달러의 예산을 할당한다고, 2020년 초에 발표했다. 바로 실행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온난화 대책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비장의 수단으로, 거듭 연구를 진행해 간다고 한다.

1981년 4월 1일, 영국 신문 『가디언』의 만우절판 지면에 이런 기사가 게재되었다.
“방위성과 기상청이 공동으로 기상을 조종할 방법을 찾았다.”라고.
지금부터 40년 전 세상에서는, 기후 공학은 만우절의 재료였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 당연히 인간이 기후를 조종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5
- 살아 있는 것들의 변조 -

2002년, 덴마크의 작은 섬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바다표범의 사체가 밀어닥쳤다. 피해는 순식간에 확산, 스웨덴, 독일, 영국에까지 이르러 약 3만 마리가 생명을 잃었다. 이상한 것은, 그 후이다. 2년 후,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해달 무리가 북태평양의 알래스카 원해에서 발견되었다. 왜 대서양에서만 확인되었던 바이러스가, 멀리 떨어진 태평양에서 발견된 것일까. 그 답이 나오기까지는, 1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 이유는 뜻밖의 사실이었다. 북극해 얼음 용해이다. 얼음이 녹아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새로운 길이 생기고, 거기를 빠져나간 생명체가 악의 없이 바이러스를 나르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지금 만연하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를 연상한 것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바닷속이든 육상이든 바이러스는 생물의 연계를 통해 확산해 간다.

이 예처럼, 해수면 온도 변화가 새로운 현상을 일으키거나 확산시킨 적이 있다. 그리고 좋든 나쁘든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일마저 있다. 이번 회는 바다의 이변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현상에 관해, 정리해 보고자 한다.

■ 메뚜기 떼의 이상 발생

먼저, 해수면 온도 변화가 일으킨 폭발적인 메뚜기 떼 발생에 관해 언급하고자 한다. 같은 패와 어울리면 갑자기 성격이 변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프리카 대륙의 사막메뚜기Schistocerca gregaria도 그런 종류이다. 고독할 때에는 온순한 데, 군생하면 흉포하게 변해 식량을 다 먹어 치운다. 이런 종류의 변모 방식을 ‘상변이相變異’[개체군의 밀도에 따라서 같은 종의 개체일지라도 그 형태, 색채, 생리, 행동 따위의 여러 가지 특징에 현저한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라고 부른다. 2019년 말 무렵부터 이 질 나쁜 방식으로 변모한 엄청난 사막메뚜기 떼가 국경을 넘어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 잡지 2020년 3월호에서, 아프리카 동부에서 몇 십년 이래 메뚜기 떼의 폭발적 발생이 일어났다고 소개했는데, 그 메뚜기 떼가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중동과 인도 등에 도달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국가 비상사태 선언이 나오고, 최대 도시인 카라치는 60년만에 메뚜기 떼에 의한 피해를 입었다.

사막메뚜기는 대식가로, 하루에 먹는 양은, 자신의 체중에 필적할 정도이다. 더구나 보통 떼도 100㎢ 크기이며, 그 안에는 80억 마리의 메뚜기가 북적거린다. 350만 명분의 하루치 식량이 메뚜기의 위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케냐에서는, 도쿄의 스물세개 구區를 합한 크기의 네 배에 필적하는 2,400㎢라는 크기의 엄청난 떼도 출현한다고 하니까, 그 피해에 이르러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면이 있다. 더욱이 증식하는 것도 빠르다. 3개월마다 새끼를 낳고, 그때마다 수는 전보다 20배로 증가한다. 그러니까 6개월 후에는 400배, 9개월 후에는 8,000배나 증가하는 것이다.

메뚜기 떼의 확산 영역을 예측해 살충제를 뿌린다는 구제 방법도 취해지고 있지만, 떼가 너무 커서, 그것 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면 구제할 수 있을까? 엄청난 메뚜기 떼의 돌진을 앞둔 중국 정부는, 모종의 비책을 강구하고 있는 듯하다. 그 비책이란 10만 마리의 집오리이다. 한 마리로 하루 200마리나 되는 메뚜기를 먹을 수 있으니까, 집오리에게도 인간에게도 괜찮다.

애당초 왜 메뚜기 떼가 폭발적으로 발생한 것일까. 그것은 해수면 온도 상승에 수반하는 큰비와 고온이 관계되어 있다. 2019년, 인도양 서부의 해수면 온도가 예년例年보다 상승하고, 사상 최다수의 사이클론이 발생하는 등, 아프리카 동부 주변에 기록적인 큰비를 초래했다. 원래 극단적으로 건조한 지대여서 이러한 이상 기후가 발생하자, 땅이 습기를 머금어 초지가 되고, 거기에 메뚜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성질 나쁜 쪽의 메뚜기가 나타난다. 앞으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인도양 서부의 수온은 더욱 상승하고, 메뚜기 피해 또한 증가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 나타난 남극의 섬

해수 온도 상승은 얼음에 묻혀 있던 섬도 출현시킨다. 이제까지 러시아와 캐나다 등에서 새로운 섬이 발견되었는데, 마찬가지로 2020년 2월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섬이 남극에서 느닷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발견자는 ‘THOR’라는 남극조사팀이다. 남극 서부 빙하를 조사하던 중, 일부 갈색 지면이 드러나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도쿄돔보다 조금 큰 크기의 섬이다. 땅 대부분이 얼음으로 싸여 있는 남극에서는, 이런 섬을 보는 일은 매우 드물다. 이 새로운 섬의 이름은 ‘시프Sif’. 조사팀의 명칭이 북극 신화에 나오는 천둥의 신과 같아 그 천둥의 신의 부인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왜 남극의 얼음이 녹은 것일까. 그것은 기록적인 열파가 배경에 있다. 2020년 2월에는 남극 대륙 관측 사상 최고인 18.3℃까지 기온이 상승했다. 그 덕분에 보통 때는 여름에도 녹지 않는 얼음이 녹아 사라지고, 시프섬이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섬에서 채취된 돌을 검사했더니 화산성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 밖에도 이제까지 수수께끼의 베일에 싸인 남극의 역사가 풀릴 가능성이 있다. 또 세계의 빙하가 녹아내려 해수면 수위가 상승해, 앞으로 80년 동안 세계의 모래사장 반이 사라져 없어질 가능성도 지적된다. 이미 하와이 해변의 70%는 침식 피해를 보았다고 한다.

■ 바다 소음의 문제

해수면 온도 변화는, 바닷속 소음 문제도 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바닷속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주인공은 고래지만, 고래 다음으로 시끄러운 것은, 의외로 몸길이 10㎝ 정도의 ‘딱총새우’이다. 이 딱총새우는, 좌우에 서로 다른 형태의 집게발을 가졌는데, 눈에 비치는 모습은 [TV극 울트라 시리즈에 등장하는 ‘우주 밀정(忍者)’이라는 별명을 가진 외계인] 하루탄별 사람과 흡사하다. 시끄러움의 원인은 이 집게발로, 이것을 덜커덕하고 울릴 때, 사람의 크기로 환산해 200Decibel의 큰 음향을 발출한다. 화가 난 사람의 목소리가 90Decibel, 가까운 벼락에서 나는 소리도 120Decibel이다. 딱총새우가 소리를 발출하면, 그 충격으로 적은 기절하든가, 그대로 죽고 만다.

왜 이 새우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해수면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 새우가 자랑하는 집게발을 울리는 횟수가 늘어나고, 소리 자체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수온이 10℃에서 30℃로 상승하면, 음량이 20Decibel이나 커져 10배의 음량이 된다고 한다. 이 정도로 시끄러워 딱총새우에게는 아무도 다가가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파트너가 있다. 바로 망둥이. 딱총새우와 망둥이는 공생 관계에 있으며, 딱총새우의 보금자리에 얹혀살게 해 주는 대신에, 적의 접근을 알려준다고 한다. 그 신호를 받기 위해, 새우의 수염은 늘 망둥이에게 닿아 있다고 한다. 너무 시끄러워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딱총새우에게 계속 진력하는 망둥이의 모습에, 좋은 아내, 아니 좋은 남편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것은 왜 일까. 이야기가 샛길로 샜지만, 이 바다의 웅성거림은 다른 생물에게 어떤 영향을 초래할까. 큰 소리에 의해, 다른 생물이 내는 소리가 지워지고, 의사소통할 때 장애가 된다. 또 인간에 대한 영향으로서는, 어군 탐지기나 군의 지뢰 탐지용 기계에 이상을 발생시켜 어업과 국방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 병원균病原菌의 발동

온난화의 영향은, 이런 바닷속만이 아니다. 영구동토에 가려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병원균이 깨어나는, 그런 무시무시한 사실이 몇 개나 보고되어 있다. 예를 들면 2016년, 시베리아에서 2,000마리의 순록이 사망하고, 그 후에 사람에게도 감염되어, 소년 한 명이 목숨을 잃는다. 70년 전에 탄저균에 감염되어 죽은 동물의 매장지 얼음이 녹음으로써, 거기에 부착되어 있던 병원균이 순록으로 옮아가고, 그것을 먹은 사람에게도 퍼졌다는 것이 이유인 듯하다. 더욱이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에 따르면, 시베리아 영구동토에 묻혀 있던 3만 년 전의 병원균을 채취해 용해했더니, 다시 소생했다고 한다. 이런 SF 영화 같은 사실도 확인된다.

시베리아와 극지방 등 고위도 지역에서는, 지구 전체 평균에 비해 배나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50년 후에는 70%의 영구동토가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 한다. 이제까지는 얼음의 용해에 따라 이산화탄소가 가속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워해 왔지만, 두려운 것은 그것 만이 아닌 듯하다. 게다가 국제적인 인적 흐름이 전에 없을 만큼 활발해지고 있는 지금, 그 공포는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강하게 드는 오늘 이 시간이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6
- 신형 코로나는 날씨를 변화시킬까? -

기상 캐스터라는 직군의 창시자 고 구라시마 아쓰시倉嶋厚(1924~2017년. 이학박사. 기상학자)의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러일 전쟁 때, ‘일기 예보’라는 부적이 있었다. 적의 총알을 ‘피하게 한다’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적이 별로라고 누군가 말하기 시작했다. ‘어떤 총알은 맞는 것도 있어.’라고”.

일기 예보는 불확실한 것의 대명사였던 듯한 데, 전시에도 사람들은 우스개를 잊지 않았다.

필자가 이 원고를 쓰는 지금, 도쿄는 사상 최초의 긴급 사태 선언 하에 있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번화가에서 인적이 사라지고, 도로에도 차가 거의 없다. 날이 갈수록 감염자가 늘어나고, 일주일 후에는 어떤 세상이 되어 있을까, 짐작조차 가지 않는 불확실한 세상이다.

■ 일기 예보 정확도가 하락할 우려

바이러스의 위협은, 놀랍게 향상된 일기 예보의 정확도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왜? 민간 항공기의 계속되는 결항이다. 비행기는 사람들을 안전하게 목적지로 실어나를 뿐만 아니라, 항행 중에 집적한 귀중한 기온, 풍속 등에 관한 자료를 지상으로 보내어 일기 예보에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자료의 수는 하루 80만 건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 하늘의 관측 자료도 격감해 일기 예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계 기상기관이나 세계 제일의 적중 수치 예보 기술을 지녔다는 평판을 듣는 유럽 기상기관도, 일기 예보 정확도가 하락할 우려를 지적한다. 물론 사람들이 알아챌 정도로 엇나간 예보가 나올 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모든 항공기의 자료가 없었을 경우, 고공의 바람과 기온의 단기 예측 정확도가 최대 15%, 지상 기압 예측 정확도는 최대 3% 저하할 것이라고 한다. 곧 일본에도 장마와 태풍 같은 재해의 계절이 다가오는데, 일기 예보에 영향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많은 사람이 재해의 위협에 노출되게 된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위협은 예보 정확도 저하에만 그치지 않는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기상 재해를 한층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도대체 무슨 말일까?

■ 재해 지역에 구호물자 지연

2020년 4월, Cyclone Harold[심한 열대성 사이클론 해롤드는 매우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으로 2020년 4월 솔로몬제도, 바누아투, 피지, 통가로 널리 퍼져 나갔다]가 남태평양의 섬들을 잇달아 엄습했다. 미군에 따르면, Harold의 중심 기압은 한때 912hPa에 이르고, 세력은 사이클론 급으로는 최강 범주인 카테고리5로까지 발달했다. 통상 4월이 되면, 남태평양에서 사이클론 발생은 점차 진정되는데, Harold는 철 지난 발달을 보이며, 이 시기의 사이클론으로서는 관측 사상 최강이 되었다.

이 Harold의 발생으로, 솔로몬제도 근해에서는, 여객선이 쓰나미에 휩싸여 적어도 27명이 바다로 내동댕이쳐져 사망 또는 행방불명되었다. 승객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대책으로 고향으로 피난하는 도중이었다. 한층 안타까운 것은, 구조 헬기의 조종사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격리되었던 것이, 구조를 어렵게 한 원인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그 후 Harold는, 국내 사상 두 번째로 강한 세력으로 바누아투를 직격, 많은 가옥이 무너지고 파괴되는 등 심대한 피해를 냈다. 계속해 피지와 통가 인근에까지 접근 이곳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이클론이 사라진 지금, 문제가 생겼다. 피해자는 바로 구호물자를 원하는 데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검역으로 시간이 걸려 도착까지에는 일주일 정도 남짓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집이 파괴되고 생활필수품과 식량도 필요한 이때, 구호물자가 바로 도착하지 않는 것은 목숨을 앗는 사태로 이어진다.

더하여, 앞으로 인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 또 다른 문제도 걱정된다. 2010년에 큰 지진으로 피해를 받은 아이티에는, 많은 지원팀이 해외에서 찾아왔다. 그러나 운 나쁘게 대원에 의해 콜레라가 반입되었다고 한다. 아이티에서는 그 후 9년 동안 콜레라가 유행해 9,000명이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선의가 비극을 생산해 버린 사례이다.

북반구는 지금부터 태풍 시즌에 들어가는데, 이러한 물자와 인력 지원의 수입에도 새로운 문제가 생길 위험이 배태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 엄청난 메뚜기 떼의 발생에도 오지 않는 살충제

지원의 지연이라면, 2019년 말부터 기록적인 사막메뚜기Schistocerca gregaria 피해로 고통을 당한 아프리카 동부에서도 문제가 되었다. 엄청난 메뚜기 증식의 방아쇠가 된 것은, 인도양 서부의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아져 아프리카 동부 등의 주변국에서 기록적인 큰비와 고온이 발생한 데 있다. 엄청난 메뚜기 떼는 거대하고 게다가 대량의 곡물을 남김없이 먹어 치우기 때문에, 이미 케냐와 에티오피아 등에서는 심각한 식량난이 일어나고 있다. 거기에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이 엄습, 다시 메뚜기 수가 증가하기 시작해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고 한다. 도대체 왜. 사실은 바이러스 감염 대책으로 각국 정부가 국경을 봉쇄함으로써, 메뚜기 구제에 필요한 살충제와 전동분무기 등의 배송이 크게 지연되었기 때문에. 또한, 아시아와 유럽 등의 경제 활동이 정체되어, 살충제 생산에 관여된 공급망이 뒤엉켰기 때문에. 게다가 남아프리카의 Lock Down으로 메뚜기 감시에 꼭 필요한 헬리콥터 확보도 곤란해졌다. 유엔은, 현재 행해지는 메뚜기 제어가 실패하면, 지금보다 400만 명이나 더 많은 사람이 식량난에 빠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 물 부족으로 씻을 수 없는 손

전 세계에서 손 씻기의 중요성이 새삼 주목을 받는 가운데, 씻고 싶어도 씻을 수 없는 환경이 있다. 물이 없는 곳이다. 예를 들면, 남미 칠레도 그런데, 여기서는 ‘Mega drought’라고 불리는 60년 만의 최악의 한발이 발생하고 있다. 칠레는, 세계에서 가장 비가 적은 장소로 알려진 Atacama 사막이 있는 등, 원래 비가 적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이 10년 동안은 그런데도 더한층 비가 내리지 않는다. 예를 들면 수도 산티아고의 연간 강수량은 300밀리지만, 적어도 이 10년은 그 평균을 매년 크게 밑돈다. 2019년에는 연간으로 80밀리밖에 비가 내리지 않았다. 적은 비에 더해 특히 한발이 심한 칠레 중부 지역에서는, 강물이 민영화되어, 일부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귀중한 물은 특산품인 아보카도 재배에 사용되어, 주민 일인당 하루 50L의 물로 생활하도록 강요당한다고 한다. 일본인이 하루에 필요한 수량의 1/5이다. 칠레에서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확대되어, 정부는 비상사태 선언을 발령하고, 위생 관리 철저 등도 지시하지만, 도저히 손 씻기로 돌릴 수 있는 물이 없어, 주민들의 생명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 신형 코로나는 날씨를 변화시킬까?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상을 변화시킬 가능성마저 있는 것일까? 그것은 2001년 미국 동시다발 테러 후에 일어난 변화에서 추측할 수 있다. 테러 후 미국에서는 항공기 비행이 3일간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다. 미국 상공에서 비행기가 한꺼번에 자취를 감춘 것이다. 비행운이 사라진 덕에 파랗게 갠 하늘이 펼쳐지고, 태양이 내리쬐어 한낮 기온이 상승했다. 한편, 구름이 없는 밤 동안에는 지면에서 열이 방출되어 기온이 내려갔다. 그리하여 낮과 밤의 기온 차가 평상시보다 1℃ 커졌다고 보고되었다. 아주 짧은 시간의 상공 변화가 기온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미국에서는, 하루 항공기 승객 수가 10만 명을 밑돌아 70년 전 수준으로까지 내려갔으며, 유럽에서도 90% 가까이 항공 회수가 줄었다고 들었다. 앞으로 더욱 결항이 계속된다고 예상되는 가운데, 동시다발 테러 때보다도 한층 심한 기상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경제 활동 중단에 따라, 2019년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세계의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예년과 비교해 반감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것은 환영할 만한 움직이리라. 일시적이었다고 해도, 이것이 기온에 뭔가 영향을 주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세계 경제는 세계 공황 이후 위기에 처하고, 감염 폭발로 의료 붕괴도 일어나는 나라도 있다. 학수고대하던 도쿄 올림픽까지 연기되어, 자유로운 외출도 마음대로 안 된다. 생각하면 할수록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는 밉기만 하다. 안심하고 외출하고, 마스크를 벗고 대화할 수 있는 그런 보통의 생활로 언제 되돌아갈까. 그것을 위해 인류는 협력하고 싸워야 한다. 연구자는 백신과 치료약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의료 종사자는 자기 생명의 위험도 돌아보지 않고, 잠잘 겨를도 없이 치료에 진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뭐를 하면 될까. 뉴질랜드 경찰의 익살스러운 SNS 게재가 마음을 흔든다.

“사상 처음―. TV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뒹굴기만 하면서 인류를 구한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7
- 초여름의 이상 기온 -

도쿄에서 7월 7일이 청량할 확률은 30%,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낄 확률은 70%라고 기상청 자료에 적혀 있다. 연간 한 번인 견우와 직녀의 만남도 그래서는 좀처럼 이루어질 수 없기 마련이다.

그런데 왜, 이런 중요한 칠석날이 장마 시기와 겹치는 것일까. 메이지 초기 역법을 고치면서 옛날 달력의 7월 7일이 그대로 새로운 달력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원래 칠석은, 맑을 확률이 60% 가까이나 되는 지금의 7월 하순에서 8월인데, 두 사람에게는 딱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인간은 칠석에 내린 비를 견우와 직녀가 흘리는 눈물에 비교해 ‘칠석 비’라고 부르지만, 울게 만든 것은 인간의 사정인 듯하다.

북반구의 여름이 깊어지는 이 시기는, 장마, 태풍, 열파와 기상 재해가 잇달아 발생하는 무렵이기도 하다. 게다가 올해 2020년에 이르러서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미증유의 위협도 더해져, 피해가 엉뚱한 방향으로 확대되어 버릴 위험도 내포되어 있다. 이번 회는 올해 봄에 일어난 이상한 기후와 코로나가 이상 기후에 미친 영향을 소개하고자 한다.

■ 500년 만의 최악의 가뭄

유럽에는 이런 속담이 있다.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피운다.”
고난 후에는 성공이 기다린다는 의미도 있지만, 문자 그대로 초여름의 꽃은 봄비가 없으면 아름답게 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유럽의 봄은, 평균 기온을 10℃ 이상이나 상회하는 고온과 기록적인 적은 비가 엄습, 꽃을 윤택하게 하는 날씨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찬가지 경향은 이전부터 계속되고 있었는데, 예를 들면 지난겨울은 유럽 역사상 가장 따듯한 겨울, 2019년은 유럽 역사상 가장 고온인 1년이 되었다.

장기에 걸친 적은 비와 고온으로 중부 유럽의 체코에서는, 500년 동안 최악이라고 불리는 가뭄이 발생했다. 정부는, 99.9%의 지역에서 토양의 수분량이 예년보다 적고, 3/4 이상 지역에서 ‘극단적인’ 가뭄이 발생했다고 4월에 발표했다. 하천은 다 말라버리고, 수도 프라하를 흐르는 블타바Vltava강[몰다우강]의 수량은 예년의 20%까지 떨어졌다.

이웃 독일의 사태도 심각하다. 2018년부터 3년 연속 가뭄이 발생했다. 본래라면 비가 많은 4월에도, 올해는 관측 사상 가장 비가 적었다. 그런 탓에 ‘아버지 강’ 라인강의 수위도, 4월의 경우 2011년 이후 가장 낮아져 선박 운항에도 영향을 미쳤다. 5월에 접어들어 일시적으로 강우량이 늘기는 했지만, 여름 내내 적은 비와 고온의 경향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결정타를 가한 것이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만연이다. 독일에서는 연간 30만 명의 농업 일꾼이 외국에서 들어오는데, 바이러스 영향으로 국경이 봉쇄되어, 일손이 부족하게 되었다. 악천후를 이기고 간신히 열린 농작물도 수확할 일손이 없는 현실이다. 정부는 특례를 만들어, 4월과 5월에 각각 최대 4만 명이 입국할 수 있도록 허가를 했다.

■ 최고 수위에 달한 오대호

물이 없어서 머리를 쥐어뜯는 나라가 있다면, 물이 너무 많아 비명을 지르는 지역도 있다. 최근 몇 년에 걸친 큰비의 영향으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오대호는, 이제까지 없었던 수위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미시간호, 휴런호, 이리호의 수위는, 4월 하순의 경우 관측 사상 가장 높아졌다. 오대호는, 강수와 설빙수에 의존하고 있어, 본래는 해에 따라 차가 있기는 하지만, 2014년부터는 매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런데 호수의 물이 불어서 뭐가 문제일까. 만수라면 아직 괜찮지만, 한번 큰비가 내려 물이 호수에서 넘치게 되면, 가옥이 침수되고, 호수 연안도 침식된다. 실제 지하실이 물에 잠기거나, 도로나 생활 기반 시설이 손상을 입거나, 호수 연안이 몇백 미터나 침식되어 사라진 연안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뉴욕주의 쿠오모 지사는 호수 주변 지역에 비상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여름을 맞이해 당국은 더욱 골치를 앓고 있다. 왜냐하면, 호수 연안의 침식으로 연안이 축소된 결과, 호수 수영 인파의 밀집도가 높아져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호수 연안의 시장들은, 제발 호수에 오지 말기를 기대한다고 호소하며,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오대호의 수위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공기 중에 포함된 수분량이 증가해 강수량이 늘어나고, 호수가 팽창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물의 증발량도 증가해 호수가 줄어드는데, 호수 표면의 수위가 계속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말하자면 온난화가 진행되면, 비가 많을 때는 수위가 상승하지만, 비가 적을 때에는 하강한다고 하는, 단기간에 수위 변화를 볼 수 있게 된다고 짐작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에는 오대호의 수위가 기록적인 낮은 수준이 되어, 좌초의 공포로 화물선이 적재량을 줄여 항행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 전대미문의 열대 저기압

올해 봄은, 전대미문의 사건이 해상에서도 잇달아 발생했다. 우선 5월, 인도양 벵갈만에 슈퍼 사이클론 ‘Amphan’이 발생했다. 부르는 쪽이야 단팥빵 같지만, 그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발달해 이 해역 관측 사상 최강의 사이클론이 되었다. ‘Amphan’의 중심이 지나간 인도 콜카타에서는, 공항이 엄청난 침수에 휩싸이는 등, 전례 없는 심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실은 인도를 낀 아라비아해에서는, 지난해 이 해역 사상 최강의 사이클론 ‘Kyarr’가 발생했다. 기상천외한 이름도 이름이지만, 그 발달 모습도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한편, 올해 4월에는 미국 서쪽 해상에서, 동부 태평양 관측 사상 최초로 4월에 열대 저기압이 발생했다.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높았던 것도 있고, 이제까지의 가장 이른 기록이었던 5월 9일보다도 2주나 상회하는 빠른 것이었다. 그리고 대서양에서는, 통상보다 보름이나 빠른, 5월 중순에 열대 저기압 제1호가 발생했다. 대서양에서는 최근 6년 연속해 6월 이전에 제1호가 발생하고 있다. 온난화가 열대 저기압의 발생 시기를 앞당기는지 어떤 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세력이 강한 태풍이 발달할 가능성이 커졌다.

본격적인 태풍 시즌을 앞두고, 지금 걱정되는 게 있다. 코로나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태풍이 접근할 경우, 감염 위험을 걱정해 집에 머물러야 할까, 아니면 피난소로 대피해야 할까, 양자 간의 선택이다. 그런 가운데 미국 최고의 허리케인 상습 지역인 플로리다주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이 과제와 씨름하고 있다.

플로리다주 대피소의 일인당 평균 수용 면적은 1.8㎡이다. 사람과 사람의 거리를 2m로 두는 데는, 아무리 적어도 일인당 직경 2m 크기의 원의 면적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 면적은 약 3㎡로, 대피소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는 곤란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플로리다주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검토한다고 한다. 세력이 약한 허리케인 접근이 예상되는 경우, 만약 자택이 튼튼한 건물이면, 집에 머물도록 지시한다. 또한, 대피소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곤란한 경우는, 대신 호텔로 피난하도록 한다. 이어서 대피 수단으로, 경제적으로 곤궁해 휘발유 대금을 치를 수 없는 사람에게는 휘발유 카드를 지급하고, 차가 없는 사람에게는, 정부가 고용한 우버나 리프트 등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소수 인원으로 이동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런 대피 방법은, 재난을 당한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곤궁한 사람들에게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점에서, 잘 강구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에게도 배울 점이 있을 듯하다.

■ 만날 수 없는 시간도 멋진 것

미국 해양기상청은, 2020년이 높은 확률로 관측 사상 가장 고온인 해가 되리라고 예측했다. 유감스럽지만 올해도 재해가 일어나기 쉬운 해가 되어 버린 듯하다. 거기에 코로나가 연타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가 초래한 변화로 유일하게 좋은 것이 있다면, 사람끼리의 접촉을 제한시킴으로써, 타인과의 연계에 대한 고마움을 재확인하게 해 준 것이 아닐까. 친구와 식당에 가서, 거리 두기에 신경 쓰지 않고 대화한다는 자질구레한 일상도, 지금은 그립기만 하다. 친구, 떨어져 사는 가족 등, 지금 직접 만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진다.

그런데 왜 견우와 직녀는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 사실은 둘은 결혼했는데, 사이가 너무 좋아 일을 하지 않게 되어, 허기가 진 직녀의 아버지가 두 사람에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요했다고 한다.

만날 수 없게 된 경과는 다르지만, 쉽사리 만날 수 없기에, 한 번 한 번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칠석의 전설이 말하는 듯하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8
- 極地의 혼란 -

모기라는 한자 蚊의 어원이 되기도 한 날갯소리 ‘붕’의 주파수는 대략 500헤르츠다. 이 소리는 사람이 불쾌하게 느끼는 주파수와 일치한다고 한다. 모기에 물리지 싶지 않다는 생각은 만국 공통으로, 과거에 브라질의 FM 라디오 방송국에서 이런 시험이 이루어진 적이 있다.

2012년, 브라질 상파울루의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이 모기가 싫어하는 고주파 음을 음악에 실어 방송했다. 그 주파수는 15,000헤르츠로 높다.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공전의 시험은 모기의 활동이 절정에 달하는 오후 6시부터 8시 사이, 3주간에 걸쳐 이루어졌다. 청취자는 휴대 라디오를 손에 들고, 저녁노을이 번지는 하늘을 각인각색으로 즐겼으리라. 전문가는 모기 막이 효과에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수백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라디오를 믿었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은, 훌륭한 광고상을 받았다고 한다.

모기가 좋아하는 기온은 25℃~30℃이며, 습도는 60~80%라고 알려져 있다. 브라질과 일본의 여름처럼 고온다습한 기후는, 모기에게 낙원 그 자체이다. 온난화는 이런 기후의 장소를 확장하기 때문에, 모기의 북방 한계도 북으로 북으로 확장되고 있는 듯하다.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흡혈 피해가 가장 크고, 뎅기열도 매개하는 흰줄숲모기 북방 한계는, 1940년대는 도치기현栃木県이었는데, 2010년에는 아오모리현에 도달한 것이 판명되었다. 저 얄미운 흑백의 줄무늬가 쓰가루해협[혼슈本州와 홋카이도北海道 사이의 해협]을 건너는 것도 시간문제이다.

■ 생물의 북상 속도

이 모기의 예처럼, 기온과 해수 온도의 상승이 원인이 되어, 생물들이 이동을 시작하고 있다. 생물 이동 속도는 어느 정도일까. 그런 의문에 답하는 연구가 최근 발표되었다. 그 발표에 따르면, 12,000종에 이르는 동식물·균류·박테리아 등의 분포 북방 한계가 極地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속도는 육상 생물은 1년간 1.8m지만, 바닷속 생물은 6km라고 한다. 왜 해양 생물 쪽이 빠른 것일까. 그것은 수중 쪽이 공기 속보다 열을 전하는 방식이 빨라 수중 생물 쪽이 온난화 영향을 받기 쉬운 점, 나아가 수중의 이동은 육상보다 인간의 간섭이 없기 때문이다. 장래에는 極地域에 생물 과밀화로 산소와 먹이 부족현상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동물이 극지방을 향하고 있지만, 좋은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다음은 시베리아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대해 언급한다.

■ 북극권 사상 최대급의 기름 유실 사고

러시아의 시베리아에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마을’의 하나로 알려진 Noril'sk가 있다. 거대한 금속 제련 공장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대기 오염이 두드러진 곳이다. 덕분에 천식과 혈액 질환을 앓는 주민이 많다. 예를 들면 남성 수명은 50대 전반으로 국내 평균보다 10살 이상 짧다고 한다. 거기에 겨울에는 러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저온이 엄습한다. 이 마을의 최저 기온 기록은, 참치 어선의 냉동고 온도와 같은 빙점 61℃이다. 참치도, 마음도, 순식간에 얼어 버리는 추위이다.

이 Noril'sk 근교에서 올해 6월, 두려워하던 일이 일어났다. 화력 발전 시설의 기름 탱크에 균열이 생겨, 2만 톤의 디젤유가 유출되었다. 기름으로 오염된 Anabar강은 괴이하게도 붉게 물들고, 환경보호단체는 “북극권 사상 최대급의 연료 유출 사고”라고 지적했다. 원인이 무엇이었을까. 시설 관리의 실수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하지만, 문제를 일으킨 해당 회사는, 온난화 영향으로 영구동토가 녹아서 기름 탱크 밑의 지반이 물러진 것이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실은 이 발전소는 이전부터도 지반 침하가 우려되고 있었다.

도대체 시베리아에서는 얼마큼 기온이 상승한 것일까. 예를 들면 세계에서 가장 춥다고 하는 러시아의 사하Sakha공화국의 연간 평균 기온은, 과거 50년간 3℃나 상승했다는 통계가 있다. 이것은 세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상승률이다. 올해 5월에 이르러서는, 시베리아 지표 온도가 예년보다도 최대 10℃나 상회해 5월 기온으로서는 관측 사상 가장 높아졌다. 이 정도로 평년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고온이 된 것은, 온난화라는 원인을 제거할 경우, 10만 년에 한 번 정도의 확률이라고 전문가는 계산한다. 이러한 이상한 기온 상승은, 영구동토가 국토의 2/3를 덮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치명적이며, 안정된 지반을 전제로 건설된 주택과 공장 등 모든 건축물에 위험이 미치게 된다. 실제 Noril'sk는, 영구동토가 녹아 건물 60%가 변형되었다고 한다. 북극해 항로가 열리고 자원 개발이 진행되는 등 러시아는 온난화의 ‘승자 그룹’이라고 생각되었지만, 동시에 이런 문제에도 직면해야 하는 운명이다.

덧붙여 시베리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산불이다. 발생 건수가 과거 10년간 배로 증가하고 있지만, 발생 건수와 함께 걱정되는 것이 월동하는 산불이다. 겨울 기온이 높아지기 때문에, 겨울에도 불이 지하에서 계속 연기만 내다가, 봄에 생환하듯 발생하는 산불이 늘고 있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이런 화재는 ‘Zombie Fire’로 불린다.

■ 역사상 가장 맑았던 봄, 영국

원조 ‘Zombie’의 대부는 영국인 역사학자라고 하는 연결로, 다음은 영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국에서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망자 수가 세계 3위로, 그 피해의 심각함은 단연 발군이다. 길고 어두운 겨울이 끝나고, 겨우 햇발이 늘어나기 시작한 무렵에 도시 봉쇄가 이루어져 사람들은 집에 틀어박혀 지내야만 했다. 창밖에 펼쳐지는 경치를 바라보면, 한층 울적한 기분에 젖어 들지 않았을까? 왜냐면 올해 영국의 봄은 연일 쾌청해 다시없는 절호의 행락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얼마나 쾌청했던 것일까.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England·Scotland·Wales·Northern Ireland 전 지역에서, 1929년 관측 개시 이래 가장 일조 시간이 긴 봄(3월~5월)이었다고 한다. 영국 전체의 일조 시간은 626시간으로, 이제까지의 기록을 70시간이나 상회한 외에 England 지방에서는 696시간으로, 과거 기록을 100시간 가까이 상회해 버렸다. 게다가 기록적일 만큼 건조한 여름으로, England 지방과 Wales 지방은 월간 강수량이 예년의 17%로, 사상 가장 비가 적은 5월이었다고 한다. 딱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는 연구자도 있다. 애당초 대기 오염 물질은, 구름을 만들거나, 태양광을 산란시키거나 하는 작용이 있다. 경제 활동과 이동 제한에 따라 대기 오염 물질 감소해 맑은 하늘이 펼쳐지고, 일조 시간이 길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마치 바이러스가 감염 확대를 노리고 맑은 하늘을 만들어 사람들을 외출의 덫으로 이끈다는 호러 영화 시나리오 같다.

코로나 재앙 상태인 지금, 경제 활동과 사람들의 이동이 격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대폭 감소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일시적일지언정, 이제까지 불가능했을 정도의 친환경적인 생활로 전환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온난화가 멈추었는가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지구 전체 기온은, 5월로서는 관측 사상 가장 높았다. 더욱이 시베리아의 베르호얀스크Верхоянск의 기온은, 올해 6월, 38℃까지 상승했다. 만약 이 수치가 정상적이라면, 1885년부터 계속된 북극권 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이 된다.

어느 정도 참아내 지구에 부하를 주지 않는 생활을 보낸다고 해도, 온난화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깨닫고 말았다. 앞으로 인공 구름을 생성하거나, 우주에 태양광 반사판을 설치하거나 하는 등 인공적으로 기온을 하강시키는 ‘기후 공학’ 분야에 기대를 거는 목소리가 늘어날지도 모른다.

그런데 모기에 대해서는, 이미 인공적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다. 유전자가 조작된 모기가 실험적으로 들판에 풀려 있다. 영국의 biotechnology 기업이 뎅기열과 Zika virus 등을 매개하는 종의 모기 유전자를 조작해 優性 致死 유전자를 가진 수컷 모기를 만들었다. 이 수컷과 자연계의 암컷이 교미해 태어나는 유충은, 생식 기능을 갖기 전에 거의 사멸한다고 한다. 브라질 등지에서 실험이 행해지고 있으며, 드디어 미국 플로리다주 의회도 인공 모기 산포를 인가했다. 모기를 원인으로 한 세계 사망자 수는 연간 대략 100만 명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동물로 기네스북에도 등록되었다.

분명 이대로 기온이 우상향하여 상승해 인명과 생활의 위협이 증가하는 것을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의 사정으로 하늘도 생물도 조작해도 되는 것일까. ‘만물의 영장’과 ‘오만한 유인원’의 차이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9
- 한발旱魃과 호우 -

꽁치의 맏물이 사상 최고 가격을 경신했다. 구시로釧路의 도매 시장에서 경매되어, 가게에서는 한 마리 6,000엔으로 가격이 매겨졌다고 한다. 해수 온도 상승으로, 역사적 조업 불황이 이어진 것도 가격이 급등한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 옛날부터 “맏물을 먹으면 수명이 75일 늘어난다”라고 하듯이, 맏물을 먹으면 장수한다는 말이 전해져 왔는데, 이 말에는, 명줄은 늘여도, 지갑은 챙길 기미가 없다는 의미가 엿보인다.

그런데 왜 ‘75일’일까? 그 옛날, 1년은 춘하추동과 축일丑日을 포함한 다섯 계절로 인식되었다. 한 계절은, 1년을 다섯으로 나누어 약 75일로 계산된다. 거기에 더해 뜻밖의 이야기가 관계되어 있다고 한다. 에도 시절, 사형 집행 전에 행정관이 마지막 온정으로 사형수에게 먹고 싶은 것을 먹이는 관습이 있었다. 어차피 죽을 몸이지만, 세상에 미련이 있을 것이다. 사형수는 제철이 아닌 것이 먹고 싶다고 간절히 원한다. 고지식한 행정관은, 마지못해 맏물이 나돌 때까지 기다리게 되고, 사형수는 다음 계절이 올 때까지 75일 더 살아남을 수 있다. 이렇게 잘 돌아가는 머리를 다른 데 쓰지 않았던 것이 애석하다. “남의 말도 석 달(일본 속담은 ‘남의 말도 75일’)”이라는 속담도, 다른 사람에 대한 흥미는 계절과 함께 바뀐다는 의미에서 온 듯하다.

※ 丑日: 입하·입추·입동·입춘 전의 약 18일간. 일반적으로는 여름 토왕土旺(오행 가운데 土의 기운이 왕성한 절기)인 삼복 무렵 십이간지의 丑日을 가리킨다. 여름 土旺에는 십이간지의 丑日이 해에 하루 또는 이틀(평균 1.57일)이 들며, 이날 맏물을 먹으면 장수한다는 일본 속담이 있다.

그런데 소문보다 빨리 바뀌는 것이, 대기 속의 수분이다. 공기 속에 떠다니는 수증기는 상승해 응결되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지표에 쏟아지고, 다시 증발한다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렇게 지구를 순환하는 주기는 계산상으로, 12일이다. 그러나 온난화 등의 이유로 증발량과 강수가 늘었기 때문에, 일부에서 물 순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다만 물은 유한한 것이어서, 반대로 비가 내리지 않고, 물 순환이 막히는 곳도 발생한다. 그 결과 이전보다 비가 늘어난 곳과 건조가 심해진 곳이 나오고, 이제까지 이상으로 세계 기후에 unbalance가 생겨 버렸다. 오늘날 세계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올해 여름 지역적으로 편중된 비에 관해 소개하고자 한다.

■ 예상을 상회한 호우

올해 7월, 규슈를 중심으로 엄습한 장마철 호우로, 사망자·행방불명자를 포함해 80명 이상이나 되는 큰 재해를 입었다. 구마모토현 구마球磨강 유역에서는, 심야에 갑자기 엄습한 기록적인 큰비로 제방이 터지고, 탁류가 양로원과 다수의 가옥을 삼켰다. 희생된 분들에 대한 조문과 재해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성원을 보낸다.

서일본의 큰비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여러 곳에서 1,000mm를 넘는 비가 내리고, 많은 곳에서는 관측 사상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상순에 약 1,000곳의 관측 지점에서 내린 총강수량은 210,000mm에 이르러 그러께 서일본 호우 기록을 빼고, 1982년 이후 최대라고 한다.

한편, 같은 장마 전선이 걸린 중국에서도 양쯔강 유역의 후베이성을 중심으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큰비가 내렸다. 중국의 기상청에 따르면, 6월부터 양쯔강 유역의 평균 강수량은, 관측 개시 이후 최대라고 한다.

후베이성에 있는 산샤三峽댐은, 만리장성 이래 대공사로 일컬어지는데, 중국이 수천 년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세계 최대 수력 발전 댐이지만, 현재 무너질지 모른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애당초 이 댐은 양쯔강 유역을 홍수에서 지키기 위해 11년 전에 건설되었는데, 이전부터 그 기능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어 온 데 더해, 위성 화상에서 일부 변형이 지적되곤 했다. 이번에 중국 당국은, 산샤댐은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지만, 만약 댐이 터지기라도 하면, 댐 하류에 사는 4억 명의 목숨이 위험에 노출된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에서 최초로 유행한 후베이성 우한도 예외가 아니다.

왜 올해 장마가 전대미문의 큰비가 되었을까? 전문가조차 “기억에 없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장기간에 걸쳐 머문 장마 전선과 남쪽에서 유입된 대량의 수증기가 원인이다. 이 수증기의 흐름을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라고 부르는데, 이번 호우에서는 매초 당 40만㎥의 물에 상당하는 수증기가 유입되었다고, 쓰쿠바筑波대학의 가마에 요이치釜江陽一 조교수는 분석한다. 이것은 세계 최대 유량流量을 자랑하는 아마존강의 배倍에 필적한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예상을 크게 웃도는 비가 되었던 것에 대해, 기상청 장관이 한 말이 가슴을 친다.

“정말 우리의 실력 부족입니다.”

일기예보에도 한계가 있다. 과신해서는 안 된다. 그 한계를 메우는 것은, 우리의 방재防災 의식, 그리고 평소의 훈련밖에 없다.

■ 열대 저기압이 잇달아 발생하는 대서양

장소를 바꿔 미국 주변의 해양으로 눈을 돌려 보자. 현재 태평양 동부의 적도 지역에서는,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낮아져 있는데, 이런 현상은 라니냐la Niña 전조가 아닌가 여겨진다. 반대로 미국 동부 앞바다의 대서양 해수는 고온 상태가 되어 있는데, 7월에는 플로리다 앞바다의 해수 온도가 34℃까지 상승해 관측 사상 최고 수온을 기록할 정도이다. 따듯한 해수는 열대 저기압을 잇달아 발생시키며 다양한 기록을 경신했다. 예를 들면 ‘Cristóbal’은, 관측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발생한 3호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상륙 후에 엄청난 세력을 떨어뜨리지 않고 북진해, 마침내는 5대호까지 도달해 버렸다. 이 저기압 현상은 미국에서 가장 북서부에 도달한 열대 저기압으로 기록되었다. ‘Eduardo’도 사상 가장 이른 시기에 발생한 5호가 되어, 해상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바뀐 다음 유럽 서부를 곧바로 쳐서 큰비를 초래했다. 아직 여름이 막 시작된 시기에 온대 저기압으로 변한 열대 저기압이 유럽에 도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모두 높은 해수 온도가 한 원인으로 보이지만, 애당초 왜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것일까? 미국 해양기상청에 따르면, 인위적인 활동 결과 외에, 대기 오염 물질이 감소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대로 경제 활동과 이동이 제한됨으로써 태양광을 차단하는 대기 오염 물질이 줄어서, 해수 온도가 상승해 이상한 태풍을 초래했다고 여겨질 수 있다.

■ 이번은 심한 가뭄의 푸에르토리코

마찬가지로 따듯한 대서양에 면한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발생했다. 심각한 물 부족이 발생해 비상사태 선언까지 내려졌다. 섬의 70%에서 심한 가뭄이 발생, 30%는 심각한 상태로 14만 명이 하루씩 건너 24시간의 단수를 강제당하고 있다고 한다. 마침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해, 급수차에 줄을 설 때도 마스크를 작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제되어, 주민에게 한층 부담을 주고 있다.

상반되는 듯하지만, 요 몇 해 푸에르토리코는 여러 차례 강한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보았다. 특히 2017년에는, 어마Irma와 마리아라는 두 개의 허리케인이 연속해 큰 타격을 입혔다. 마리아 상륙 때에는 약 3,000명이 사망해 미국 사상 두 번째로 큰 인적 피해를 기록했다. 섬 전체에 정전이 발생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는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로 할 정도였다.

이렇게 푸에르토리코에서는 강한 허리케인과 큰비의 위협이 증가하는 한편, 심한 가뭄 위험도 커지고 있다. 왜 그럴까? 섬의 평균기온은 20세기 중반부터 0.5℃ 상승하고, 주변의 해면 수온은 100년 남짓 동안 1℃ 상승했다. 공기 중의 수증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태풍이 오면 큰비가 내리는 한편, 맑게 개면 고온이 되어, 공기와 토양의 수분을 빼앗아 심한 가뭄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극단적인 기후 덕분에, 섬의 특산인 금불초psyllium[다년초로 하제용] 등의 작물 수확이 감소하고, 소는 더위로 식욕을 잃어 우유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 딱한 처지에 놓인 소

소와 관련해 혹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을까? 소의 트림이 온난화를 촉진한다는. 정말이지 트집 같지만, 소의 트림과 방귀에 포함된 메탄에는, 이산화탄소를 뛰어넘는 온실 효과가 있다는 논리이다.

이 소의 트림에 주목한 인물이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이다. 대학과 공동연구 결과, Lemongrass를 섞은 사료를 소에게 먹이면, 배출되는 메탄가스가 30% 준다고 한다. 이 메탄이 없는 고기를 쓴 햄버거를 얼마 전 판매하기 시작했다. 판매 문구는 “우리 회사 고기를 드신 고객은 당당하고 멋진 환경활동가이십니다.” 같은 것일까.

그러나 오늘날 국제 사회에서는, 육식을 줄이고 채식을 늘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퍼지고 있다. 고기의 소비·생산이 줄면, 방목을 위한 삼림 벌채도 줄고, 사료인 대량의 곡물과 물도 절약할 수 있는데 더해, 트림과 방귀 문제가 개선되어, 온난화 억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소에게만 환경 문제의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맏물이 먹고 싶다고 하여 연명한 죄수처럼, 얼마 동안 단념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0
- 과열되는 지구 -

가을은 철새의 계절이다. 철새의 대표격인 고니는, 해마다 시베리아에서 일본으로 날아와 겨울을 난다. 그 이동 거리는 2주 동안 4,000km 가까이 된다고 하니까 놀랍기 짝이 없다. 그러나 이 고니를 훨씬 상회하는, 세계 제일의 행동파 새가 있는 것을 아시는지요. 그 새는 바로 극제비갈매기이다. 체중 100g 정도의 작은 갈매기 같은 외양을 가졌지만, 1년 동안 북극과 남극을 왕복하며, 80,000km나 이동한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이제부터이다. 이처럼 몸을 혹사하는 데도, 평균 수명은 30년이 넘는다. 말하자면 일생 동안 240만km를 비행하는 게 되며, 이 거리는 놀랍게도 달과 지구를 세 번 왕복하는 거리에 상당하다. 도대체 뭐를 먹으면 이렇게 힘이 있을 수 있을까. 답은 뜻밖의 것이다. 그것은 플랑크톤인 크릴이나 작은 물고기로, 이것들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외부의 적과 다투지 않고, 온종일 편하고 쉽게 먹이를 잡을 수 있는 ‘여름의 북극’에서 ‘여름의 남극’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들의 활력의 원천인 크릴이, 온난화 영향으로 감소 경향에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크릴은 먹이인 조류가 풍부한 해수 밑에 생식하는데, 해수 온도 상승에 동반해 서식처를 빼앗기고 있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을 먹이로 삼는 극제비갈매기도 감소할 운명에 놓였다.

세계 최고의 끈기 있는 동물도, 급격한 환경 변화를 따라가는 게 어렵다. 안타깝게도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지구 전체 기온은 관측 역사상 두 번째로 높아졌고, 8월에 들어서도 고온 기록이 계속 경신되고 있다. 시즈오카현 하마마쓰浜松시에서도 국내 최고 기온의 타이인 41.1℃가 관측되어, 올해는 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가능성마저 나온다. 과열되는 지구에서 지금 일어나는, 몇 가지 이변을 소개하고자 한다.

■ 계속 넓어지는 ‘죽음의 나라로 향하는 문’

북극권으로 전출된 동료에게, 흑야와 백야 가운데 어느 쪽이 힘드냐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녀가 말하기를, 흑야라면 언제든 잘 수 있지만, 백야라면 너무 밝아서 잘 수 없어, 그래서 단연 백야가 힘든 것 같아.

백야는 얼마큼 이어지는가 하면, 예를 들면 북극권의 남쪽 한계에서는 하지 무렵의 몇 주 동안, 북극점에서는 반년에 이른다. 그렇다고 하면 수면 부족으로 불쾌한 사람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영구동토와 바다 얼음이 쉽게 녹는다. 그런데 하얀 얼음은 태양광 반사율이 높고, 열이 거의 흡수되지 않아, 북극권은 맹렬한 더위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온이 상승하는 오늘날에는, 얼음이 녹고, 지표와 해수가 얼굴을 드러내기 때문에 태양 반사율이 줄고, 거꾸로 열을 흡수하게 되었다. 그 결과, 북극에서 다른 곳에 비해 배나 빠르게 기온이 상승해 마침내 6월에는 시베리아에서 38℃로 북극권 사상 최고 기온이 관측되고 말았다. 또한, 산불이 확대되어 그리스 국토 면적에 필적하는 넓이의 삼림이 소실되었다. 그것 만이 아니다. ‘죽음의 나라로 향하는 문’이라고 불리는, 뭔가 사연이 있는 구멍도 급속하게 확대된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구멍일까.

그 구멍은 시베리아 동쪽 지방에 위치하는 ‘Batagaika crater’이다. 광대한 삼림 한가운데, 올챙이 비슷한 형태를 한 직경 1km, 깊이 90m 정도의 다갈색 구멍이 벌어져 있다. 이 이상한 구멍은 1960년대 삼림 벌채를 계기로 갑자기 벌어졌다고 한다. 왜일까. 태양광이 지표에 도달했기 때문에 영구동토가 녹아, 지반 침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함몰 구멍은 그 후도 계속 확대되어, 5년 정도 전까지는 연간 10m에 약간 못 미치는 속도로 바깥쪽으로 확대되었다고 보고되었다. 그런데 최근의 조사에서는 해마다 14m로 가속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영구동토에는 메탄가스 등이 저장되어 있는데, 구멍의 확대는 몇 천년 동안이나 얼음 밑에 밀폐되어 있던 온실 효과 가스가 대기 속으로 방출되어, 지구 기온을 한층 상승시키게 된다. Batagaika crater는, 지구 온난화의 진행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죽음의 계곡’에서 세계 역사상 최고 기온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세계에서 가장 더운 장소’라는 칭호를 놓고 경합하는 것처럼 보이는 곳이, 미국과 중동이다. 현재 공식 세계 넘버원의 자리에 군림하는 곳이, 캘리포니아주 Death Valley로, 이곳에서는 1913년에 56.7℃라는 엄청난 높은 기온이 측정되었다. 한편, 비공식이지만 습도를 가미한 체감 온도의 세계 넘버원은, 200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Dhahran에서 기록된 81℃이다.

올여름은, 이 더위 격전이 한층 가열되었다. 7월에는 이라크의 Baṣrah에서 기온이 52.2℃, 수도 바그다드에서 51.8℃에 달해, 이 시의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다른 쪽의 Death Valley는 다음 달에 54.4℃를 기록, 이 온도는 8월의 세계 최고 기온 기록이 된 외에, 엄청난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마저 간직하고 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 세계 최고 기온 56.7℃라는 기록은, 모래바람으로 실제보다 2℃ 이상 기온이 높았을 가능성이 있어, 그 정확성이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만약 앞으로 기록이 무효가 되면, 올해의 54.4℃가 세계 최고 고온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죽음의 계곡을 의미하는 그 이름은, 1800년대에 많은 탐험가가 목숨을 잃는 것에서 유래했는데, 오늘날에도 관광객이 사망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의외라고 해서는 뭐하지만, 이곳에서 사망 사고의 최대 요인은 熱中症이 아니라, 자기 불찰로 인한 자동차 사고다. 모래와 바위만이 빛을 발하는 풍경이 연이어 계속되는데, 과속하거나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등의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작열하는 지옥 속에서도 최대의 적은 마음의 해이이다.

■ 허리케인으로 인한 ‘죽음의 해역’에 생긴 이변

올해 7월은, 태평양 서부에서 태풍이 하나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일어났다. 인도양이 고온이 되어 상승 기류가 왕성해진 한편으로, 일본의 남쪽 해역은 하강 기류가 강해 태풍이 만들어지기 어려웠던 점이 한 요인으로 보인다. 반대로 대서양에서는, 관측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허리케인이 발생하고, 그 경향은 8월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몇 개나 발생했던 것일까.

허리케인에는 알파벳 순으로 하나하나 이름이 붙여지고, 각각이 올해 몇 호인가 한눈에 알 수 있는데, 8월 하순 시점에서 발생하는 최신 허리케인은 M으로 시작하는 Marco, 그러니까 13호이다. 통상의 평균 발생일보다 두 달 이상 일찍 발생해 관측 역사상 가장 빠른 13호가 되었다. 대서양의 허리케인 양산 경향은 앞으로도 수그러들 기미는 없고, 전문가도 ‘비정상적인 해’라고 흥분 기색으로 경고할 정도이다.

도대체 대서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일까. 그것은 해수의 이상 고온이다. 전체적으로 평년보다 2℃ 이상 높고, 미국 북동 먼바다에 이르러서는 5℃ 이상이나 높은 상태로, 허리케인의 에너지원인 고온 다습한 환경이 되었다. 허리케인이 많게 되면, 육상에서의 재해 위험이 증가하는 한편, 바다의 상태도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Dead zone’을 축소하는 것이다.

Dead zone이란, 인간 활동의 원인으로 초래된, 바다와 호수의 무산소 수역이다. 비가 내리고, 육상의 비료와 하수의 양분이 강을 타고 바다로 흘러가면, 거기에 조류가 번식하는데, 이 조류가 죽어서 분해되었을 때 산소가 소비되어, 저산소 해역이 생기고, 많은 해양 생물이 질식사한다. 세계의 Dead zone 면적은 1950년 무렵보다 네 배나 불어나 수백만㎢나 확장되었다고 한다. 이로 인해 350,000,000명이나 되는 세계의 어업 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 7월에 발생한 허리케인 Hanna로, 거센 파도가 일어나 해수가 교묘하게 아래위가 뒤섞여 Dead zone이 축소되는 예상 밖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 면적은 최근 34년 동안에 세 번째로 작아졌다고 한다.

놀랍게 변해가는 지구에서, 살아남는 생물도 반드시 죽을 것이다. 세계를 오가는 철새 같은 경우 정면으로 그 영향을 받기 쉽다. 어떤 조사에서는, 철새가 체온 조정을 쉽게 하도록 몸의 크기를 작게 하고, 에너지 효율을 올리기 위해 날개를 길게 변화시키고 있는 외에, 기온 변화에 대응하도록 봄의 비행 시기를 10년마다 이틀씩 앞당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까지 변화를 강제하는 원인이 인간 활동에 있다면, 에어컨의 리모컨을 콕 누르는 것만으로 기온 변화에 대응하는 현대 생활에 복잡한 기분을 품게 되는 것이다. (『世界』, 202010월호에서)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1
- 과열되는 지구 가장 더웠던 여름 – 계속 발생하는 산림 화재 -

“유일한 구원은 유머 감각뿐이다. 이것은 호흡을 계속하는 한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

저 아인슈타인 박사도 이렇게 말했듯이, 유머는 인생에 분위기를 더해 주는 최고의 낙이리라. 사람들을 웃게 만들고, 생각하게 해 주는 업적에 부여되는 Ig Nobel Prize[1991년에 창설된 상. 노벨상에 대한 패러디]가 가장 두드러진 예이다.

뜻밖에도 일본인은 이 상의 단골이며, 예전에는 속옷에 뿌려 바람기를 검색하는 스프레이 개발, 소똥에서 바닐라 향 성분을 검출하는 방법 등, 세계에 자랑하는 엉뚱한 연구가 선출되었다. 과거에 메기가 꼬리를 치면 지진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기상청 연구가 수상했지만, 해석 실수로 나중에 취소된다. 그런데 올해로 말하자면, 악어에 헬륨 가스를 마시게 한 교토대학 교수들의 연구가 수상했다. 언뜻 보면 짓궂은 이들의 장난과 그다지 차이가 없을 듯하지만, 실험의 목적을 들으면 악어의 성대聲帶 해명으로 진지함 그 자체이며, 이런 면에서 또 웃음을 자아낸다.

한편 ‘코로나는 감기’라고 발언한 브라질 대통령이나, 항말라리아약이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 미국 대통령 등 9개국 정상들도, 이 상의 의학·교육학상 부문을 수상했다. 수상 이유는, 코로나 유행으로 정치가가 과학자와 의사보다도 생사에 영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코로나에 한하지 않고 온난화에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과학자가 방대한 자료를 제시하고 소리 높여 지구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려도, 거기에 조금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지도자가 있다. 불편한 사실에는 눈을 내리깔고,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 미래의 피해를 막기 위한 방책의 모색이나 기술 개발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 때문에 오늘 지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올해 북반구는 관측 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경험했다. 이제까지 없었던 듯한 이상한 날씨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의 기상 이변을 살펴보자.

■ 지중해 허리케인 ‘Medicane’

유럽은 생각 이상으로 북쪽에 있다. 예를 들면 그리스 아테네는 센다이, 프랑스 파리는 사할린과 같은 수준의 위도에 위치한다. 이렇게 고위도에 있는 유럽은, 유일하게 1961년에 Debbie가 아일랜드에 상륙한 예를 제외하면, 허리케인이 직격을 한 예는 없다. 그렇지만 때때로 허리케인을 방불케 하는 휘몰아치는 폭풍이 지중해에 출현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일 있다. 지중해를 의미하는 Mediterranean과 hurricane을 합한 ‘Medicane’이라는 작명에도 놀란다. 올해 9월에는 관측 사상 최강급으로 여겨지는 Medicane이 그리스에 상륙, 허리케인에 못지않은 돌풍과 하루에 대략 반년 분의 비가 내리는 등 폭풍우가 심한 날씨를 불러왔다. 배가 전복되고, 다리가 붕괴되는 등 홍수의 원인으로 세 명이 목숨을 잃었다. 도대체 Medicane의 정체는 뭘까? 그것은 허리케인처럼 중심에 따듯한 기운을 지니면서도, 상공에는 찬기운을 동반하는 혼합적 저기압이다. Medicane은 일 년에 한두 개 발생하며, 그 가운데 대다수는 허리케인보다 약소, 단명하지만, 때로 강력한 세력으로 발달하는 것이 있다. 온화한 지중해에 악천후를 초래하는 골칫거리인데, 앞으로는 지중해의 해수 온도 상승에 동반해 점점 세력이 강해져 갈 것이라고 우려를 자아낸다. 그것만이 아니다. 온난화로 대서양의 해수 온도 상승과 바람의 변화가 발생함에 따라, 유럽에 가까운 해역에 진짜 허리케인이 발생하기 쉬워져 그대로 상륙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고 한다. 옛날의 좋은 건축물이 즐비한 유럽의 거리지만, 앞으로는 강한 폭풍을 견뎌내기 위한 보강 작업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 도쿄도 9개 해당분이 불에 타 없어진 미국 서부

다음은 캘리포니아 산불 사건을 둘러싼 정치가들의 응수다.

“만약 온난화에 회의적이라면, 캘리포니아로 오면 된다”라는 주지사. 그 후 산불 사건을 시찰한 트럼프 대통령은 “머지않아 서늘해진다”라고 일축했던가 하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은 기후 문제의 방화범”이라고 일갈. 과열된 정치가들의 논쟁이지만, 올해 캘리포니아 서부에서 일어나는 산불의 규모는 달리 유례를 볼 수 없다.

캘리포니아주, 오레곤주, 위싱턴주 등 세 개 주에서는 8월부터 산불이 잇따라 소실 면적은 도쿄도 9개 해당하는 면적에 필적하는 200만 헥타르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2003년에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면적이다. 특히 피해가 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의 관측 사상 가장 큰 상위 6개 산불 가운데 5개가 올해 발생했다. 불길은 와인의 세계적 생산지와 도시 주변, 미국 제일의 상용 대마 재배지로도 육박하고 있다. 오레곤주에서도 이미 예년의 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소실되어, 당국은 “일생에 한 번인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산불 원인의 90%는 인위적인 발화이며, 올해도 변변찮은 이유로 대규모 화재로 발전한 예가 있다. 로스앤젤레스 동쪽에서 발생한 산불은, 임신 중인 아기의 성별 발표 파티에서 사용한 발연 장치의 발화가 원인이었다. 1,000명 이상의 소방관이 화재 진압에 임해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왜 올해는 특히 산불이 다발하는 것일까? 올해는 비를 동반하지 않는 번개, 이른바 ‘dry sander storm’으로 불리는 자연 기인 화재가 많은 데 있다.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는, 지상에 도달하기 전에 비가 증발해 번개만 일어나는 것이다. 미국의 사막 지대에서는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최근까지 15년에 한번 밖에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겨우 사흘 간에 실로 12,000발이나 되는 dry sander storm이 발생했다. 그런 배경에는 기록적인 고온과 한발이 있다. 미 서부의 산불은 요 몇 해 사이 확대되는 경향에 있다. 캘리포니아주 산불의 소실 면적은 1970년대에서 다섯 배로 확대, 발생 시기도 두 달 반 길어지고 있다.

■ 화재 적란운積亂雲 공포

산불이 산불을 유발하는 일이 있다. 최근 10년간에 발생이 증가하는 ‘화재 적란운’라는 현상이다. 화재 적란운이란, 화재와 화산 활동으로 급속하게 더워진 공기가 상승함으로써 발생하는 탑 모양으로 머리 부분이 높이 올라간 구름이다. 대규모 화재가 일어나면, 대기 속의 수증기와 재의 분진을 핵으로 삼아 응결되어 구름을 만든다. 그 속에서도, 발달해 번개와 하강 기류 등을 초래하는 거대한 구름의 일종이 화재 적란운이다. 원폭의 버섯구름처럼 하늘 높이 뻗어 비를 내리게 하는 구름으로 화재를 누그러뜨리는 점도 있는 반면, 번개와 강풍을 새로 초래해 화재를 확대시킨다. 올여름의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의 관측 사상 최대라고 여겨지는 고도 16㎞에 달하는 거대한 화재 적란운이 발생했다. 연기는 성층권으로 불리는 하늘 높은 곳으로 들어 올려져 장기간 높은 하늘에 머물러, 태양광을 차단하거나, 오존층을 파괴하거나 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화재 적란운은 “불을 뿜는 구름의 용”으로도 불리는 두려운 현상으로, 2016년에 일어난 캐나다 사상 최대 삼림 화재와 지난해 오스트레일리아 사상 최악의 산불에서도 발생했다.

■ 인공 강우는 효과가 있을까?

산불을 제압하기 위해 인공 강우는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그런 의문을 품은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할리우드 셀럽이나 IT 부호들이 할거하는 캘리포니아주라면, 돈에 구애되지 않고 비를 인공적으로 내리는 일도 가능할 듯하다. 그러나 와이오밍 대학의 디슈라 교수는 포브스지에 이렇게 설명한다. 산불로 연기 등의 미립자가 대기 중에 가득한 상태에서 인공 강우를 발생시키기 위한 물질을 높은 하늘에 뿌리면, 빗방울의 기원이 되는 핵이 무수하게 생기고 말아, 빗방울까지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고 만다. 그래서 인공 강우는 시간과 돈의 낭비라고.

정말 방도는 없는 것일까. 희망은 있는 듯하다. 미국 벤처기업이 산불 발생에서 발견까지의 시간을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한다. 캘리포니아주에는 엄청나게 광대한 산림이 펼쳐져 있으며, 산불 발생에서 통보가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리어 불이 확대되기 쉽다. 위성 화면에서도 산불 발생을 검지할 수 있는데, 해상도의 한계로 초기의 불길을 발견하는 것은 힘들다. 그래서 이 회사는 위성 화상에서 육안으로는 거의 볼 수 없는 작은 산불의 증거를 탐색하는 AI Tool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는 모든 산림을 구석구석까지 10분마다 감시해 화재를 한 건도 확대되지 않는 것이라고 헌걸찬 목표를 내걸고 있다.

온난화 대책으로는 오늘날 바다를 휘저어 바다 밑의 영양분을 들어 올려 해초를 크게 번식시키고, CO2를 땅에 매장하고, 우주에 패널을 쏘아 올려 태양광을 차단하는 등과 같은 언뜻 보기에 우스꽝스러운 연구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순수하고 열정적인 탐구심, 그리고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참신함이 기후 문제 해결로 이어지도록 기대한다. (『世界』, 202011월호에서)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2
- 바다의 변조 – 환경에 대한 예측할 수 없는 영향 -

태양 고도가 낮아지는 12월은, 그림자가 한층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정오 무렵의 Tokyo Sky Tree의 그림자 길이는 6월이라면 약 150m인데 견주어, 12월, 특히 동지에는 1,000m를 넘어 7배나 길어진다. 그것은 태양의 남중고도[천체가 자오선을 통과할 때의 고도]가, 하지 무렵에 견주어 50도나 낮아져서, 햇빛이 비스듬하게 쏟아지기 때문이다. 한편, 겨울 시기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숨어버리는 북극권에서는, 진종일 태양이 뜨지 않는 ‘흑야’가 되어, 그림자는 고사하고, 모든 것이 어둠에 잠긴다. 그런데 이 칠흑이 분명한 북극권의 바닷속에도 온난화는 어떤 변화를 일으킨다.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바다 얼음이 얇아져 겨울 시기 북극해의 선박 운행이 증가한다. 그러면 선박의 조명이 바닷속을 비추고, 해양 생물에 조명 피해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밝아지면 물고기들도 귀찮기 짝이 없을 것이다. 노르웨이의 실험에서는, 빛이 깊이 200m까지의 바닷속에 있는 생물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바닷속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바다에 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자 한다.

■ 늘어나고 따듯해지는 오스트레일리아 해류

디즈니 영화 『Finding Nemo』로 일약 지명도를 올린 해류를 아십니까? 생이별한 아들 열대어 니모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와 동료 물고기들이 Great Barrier Reef에서 시드니항으로 갈 때 탄 ‘동오스트레일리아 해류’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동쪽 해안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흐르는 난류지만, 사실은 이 해역은 세계에서 가장 수온 상승이 현저한 곳 가운데 하나로 계산된다.

해류의 시점인 Great Barrier Reef 근해에서는, 예전부터 산호의 백화 현상이 우려되었는데, 올해 10월에 보고된 연구에서는, 한층 충격적인 실태가 밝혀졌다. 놀랍게도 과거 22년간 산호의 반이 사멸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애당초 산호초는 ‘바다의 열대 우림’으로 불리며, 전체 해양 생물의 1/4이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피해의 대형 원탁형과 가지 모양의 산호초는, 특히 많은 생물의 서식처가 되고 있으며, 산호의 사멸로 다수의 해양 생물이 희생될 우려가 있다. 여기에 더해, 산호에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기능이 있어, 산호초가 사멸함으로써 대기 속으로 이산화탄소가 방출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더욱이 동오스트레일리아 해류는, 남쪽 한계가 과거 50년에 350km나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이런 추이에 편승해 해양 생물은 서식지를 남쪽으로 이동시키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드니 이남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해양 생물이, 남태즈메이니아Tasmania 섬 등에서도 발견된다. 상어 또한 그 가운데 한 종류로, 일찍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곳에도 행동 범위를 확대해, 올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상어로 인한 사망자 수가 7명이 되어, 1934년 이후 최다가 되었다. 만약 올해 니모 구출 작전이 이루어졌다면, 아버지와 동료들은 늘어난 해류를 타고 시드니를 통과한 나머지, 나쁜 상어에 잡아먹혔을 지도 모른다.

■ 2900년 만에 가장 뜨거운 대서양

최근 바다의 고온 상태는, 과거 예를 볼 수 없다. 올가을 발표된 매사추세츠 대학 애머스트 캠퍼스 등의 연구에 따르면, 요 몇 년 사이 대서양의 해수 온도는, 적어도 과거 2900년 동안 가장 높았다고 한다. 2900년 전이라면, 조몬縄文 시대 말기, 히미코卑弥呼보다도 진무천황神武天皇보다도 옛날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거슬러 올라가도 전례가 없다는 것은, 일대 사건임이 틀림없다. 연구팀은 캐나다 최북단 지역의 호수에 묻혀 있는 호수 바닥 퇴적물 속의 Titan 농도를 측정하고, 거기서 과거 해면 온도를 추정했다. 대서양의 바다 표면 온도는 14세기부터 19세기의 소빙하기에 가장 낮아졌고, 그 후 서서히 상승, 최근 수십 년에 급격한 피크를 맞이했다고 한다.

이러한 장기적인 해수 온도 변화에 더해, 라니냐 현상의 영향도 어울려, 올해 대서양은 기록적인 허리케인이 폭발했다. 예년이라면 대서양의 허리케인 발생 수는 10개 정도지만, 올해는 10월 하순 시점에서 26개에 달해, 사상 최다 해이고 나중에 2개가 다가올 기세이다. 덕분에 미리 준비해두었던 허리케인 명부는 이미 바닥이 나서, 대신해 이름에 그리스 문자가 등장하는 사상 두 번째의 진기한 사건이 되었다. 현시점에서 최신 허리케인은 ‘엡실론e psilon’으로, 좀 멋드러진 이름이 붙었다. 이 기록적인 허리케인들의 첫 번째 희생자는 미국으로, 올해는 이제까지 관측 사상 최다가 되는 10개의 허리케인이 상륙했다. 그 가운데 ‘로라’는 루지애나주의 관측 사상 최강 세력으로 상륙해, 올해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재해로서는 최고액인 140억 달러라는 경제 손실을 초래했다. 통계상, 아름다운 이름을 붙인 허리케인은 매우 난폭한 것이 많았다고 하는데, 인간 사회에도 통하는 것이 아닐까.

■ Dressing화 하는 바닷속

허리케인과 태풍은 성가시긴 하지만, 바다 표면 수온을 내리는 고마운 일면도 있다. 강풍이 해수를 휘저어, 바다 표면 밑의 차가운 물을 끌어 올리기 때문이다. 올해는 태풍 10호가 “이세만伊勢灣 태풍 같은 강도로 규슈에 접근한다”라고 떠들썩했지만, 예상보다 약했던 이유는 하나는, 다행스럽게도 며칠 전 같은 해역을 통과한 9호가 바다 표면 수온을 내렸던 데 있다. 그런데 앞으로 같은 사태가 벌어져도 수온이 내려가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 그런 연구가 이번에 발표되었다.

중국과학원과 미국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금 바닷속에서는 ‘成層化 ’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도대체 ‘성층화’란 뭘까. 예를 들어 말하면 방치된 샐러드드레싱처럼, 가벼운 액체가 상층에, 무거운 액체가 하층에 머무는 상태이다. 하긴 바다도 상층에는 따듯하고 염분 농도가 적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이 떠오르고, 반대로 하층에는 차고 염분 농도가 높은 무거운 물이 가라앉는다. 그러나 온난화 영향으로, 바다 표면 수온이 상승하거나, 빙상 융해로 염분 농도가 변화된 덕분에, 이전보다도 표층의 물이 가볍게 되어, 층이 뚜렷이 갈라져 있다고 한다. 그 결과, 해수가 아래위로 뒤섞이기 어렵게 되어, 허리케인이 도래하더라도 바다 표면 수온이 내려가기 어렵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태풍의 강대화에 한몫하고 말 우려도 간직하고 있다. 비슷하게 비와호琵琶湖에서도 성층화는 일어나고 있으며, 겨울철의 기온 상승으로 호수 표면의 물이 가라앉지 않고, 순환하지 않기 때문에 심층에서 산소 부족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혈액처럼, 순환이 막히는 것은 좋지 않다.

■ ‘시답지 않’지만, 조금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기

바다 표면 온도와 소금의 분포 변화가 해류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것은 이전부터도 지적되었다. IPCC(유엔 기후 변동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은 2013년, 북극해의 빙상 융해로 바닷속 염분 농도가 엷어지면, 바닷물의 상하 순환, 이른바 ‘열염 순환熱鹽循環Thermohaline Circulation’[열염 순환은 밀도차에 의한 해류의 순환을 말한다. 심층 순환 또는 대순환이라고도 한다. 그린란드 부근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대서양에서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가는 거대한 열염 순환 해류를 대양 대순환 해류라고도 부른다]이 약해지고, 종래에는 대서양의 해류 움직임도 약해지고 말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된다. 이 해류를 주제로 한 것이, 2004년의 할리우드 영화 『The Day After Tomorrow』였다. 이야기는 남극 반도의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녹아 풀어져서, 바닷물의 염분 농도가 변화함으로써, 대서양의 해류가 하룻밤 사이에 정지해 버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뉴욕 상공에서 마이너스 100℃의 대한파가 도래하고, 뭐든 순식간에 얼어붙는 가혹한 세계 속에서, 기상학자인 아버지가 뿔뿔이 흩어진 가족을 찾아내는 이야기이다. “근사하지만, 시답잖은 과학 영화”라고 혹평을 받을 정도로 설정은 엉망진창이었지만, 볼 만한 가치는 있었다. 현실 세계에서도, 해류의 약화가 기후에 뭔가 변화를 주리라고 걱정이 된다.

■ 12장의 거대 패널로 지구를 식힌다.

급속하게 진행되는 바다와 기후의 온난화를 어떻게 억제해 가야 할까? 최근,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2060년까지 온실 효과 가스 실질 제로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가솔린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하고, 이제까지 이상으로 온난화 대책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그러나 그것들이 실현된다고 해도, 바로 사태는 호전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지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가열되어 버렸다.

冬至의 Tokyo Sky Tree처럼, 그림자를 지구에 투영하면 어떨까. 이전에도 소개했듯이, 우주에 가림판을 띄워 태양광을 차단하는 구상이 기후 공학 분야에서는 모색되고 있다. 도쿄공업대학의 사토 이사오佐藤勳 선생에 따르면, 이론상으로는 312㎢의 우산 12개로, 지구를 식히는 효과가 있을 듯하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지만, 만약 안전이 담보되면, 인간의 이제까지의 청구서를 미래의 과학 기술로 치르는 것도 하나의 방책일지 모른다. (『世界』, 202012월호에서)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3
- 기상관측의 선구자들 -

오랜 세월에 걸친 기상청 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날 요코하마가 맑게 갤 확률은 80%로, 한 해 동안 두 번째로 맑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어린 시절, 아침 일찍 일어나 남동쪽에서 떠오르는 새해 첫날의 해돋이와 서쪽에 우뚝 솟은 후지산을 바라보며 설 기분에 젖고는 했다.

그러나 겨울철의 맑은 날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흐린 날과 습한 날이 계속되는 일본해 쪽과는 달리, 맑고 건조한 날이 많은 태평양 쪽에서는, 탱탱하고 뽀얀 하얀 피부를 갖는 일은 난망하다. “후지산이 보이는 지방에 미인은 없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요코하마에서 성장한 나로서는 듣기 거북한 말이다.

지상에서 보면 아름다운 겨울의 후지산도, 산꼭대기에는 영하 20℃의 저온과 태풍과 같은 폭풍으로, 바로 옆으로 눈이 날아가는 국내 최고의 악천후가 형성되어 있다. 이 지옥 같은 겨울의 후지산에, 메이지 시대 사재를 털어 관측소를 세우고 기상관측에 도전한 부부가 있다. 닛타 지로新田次郞[1912~1980년. 소설가]의 저서 『부용인芙蓉の人』의 소재가 된 노나카 이타루野中到, 치요코千代子 부부다. “3,776m의 후지산 정상에 기상관측소가 생기면, 예보는 틀림없이 적중할 것이다”라는 신념으로, 전인미답의 겨울 등정에 도전해 설산에 머물며 관측을 계속했다. 유감스럽게도 설날을 맞이하기 전에 병으로 하산했었지만, 두 사람의 공적이 있어 1932년 공식 관측소가 건설되었다.

관측 자료는 앞선 사람들로부터 위탁된 전달이며, 그 덕분에 오늘날의 지구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지구는 왜 변화한 것인지. 과거 기록과 비교하면서, 최근 일어난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 거대한 우박과 자

우박이 내릴 때 자를 손에 든 사람을 발견했다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기상 덕후이리라. 일반적으로 지름 5mm 이상의 얼음은 우박, 그 미만은 싸라기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해외의 우박은 이런 작은 범위로는 분류할 수 없다. 미국기상학회 등에서는 10㎝ 이상의 소프트볼 크기의 우박을 ‘자이언트’, 15㎝ 이상의 멜론 크기의 우박을 가르강튀아Gargantua[라블레Rabelais의 소설 『Gargantua and Pantagruel』에 나오는 거인 왕]로 부른다. 가르강튀아는 중세 프랑스 이야기에 나오는 거인에서 유래한다.

가르강튀아 크기의 우박은, 세계에서 지금까지 두 차례만 보고되었다. 한 번은 2010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에서 발견된 지름 20㎝의 우박, 또 한 번은 2018년 아르헨티나 코르도바주에 내린 지름 24㎝의 우박이다. 그리고 2020년 10월, 사상 세 번째로 아프리카 북부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 지름 20㎝ 이상으로 보이는 우박이 발견되었다.

다만 과거에는, 그 이상으로 큰 우박이 내린 적이 있다. 1917년에는, 사이타마현 구마가야熊谷에서 지름 30㎝, 무게 3㎏이 넘는 호박처럼 큰 우박이 내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틀림없이 세계 최대 기록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증거 불충분으로 공식 기록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어떻게 이번에 우박의 크기를 특정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발견자가 손 위에 우박을 놓은 사진을 투고함으로써, 외국의 어느 교수가 손과 비교해 크기를 추정했기 때문이다. 덧붙여 앞의 미국 우박의 경우, 발견자가 우박을 칵테일용 얼음으로 쓰려고 냉동고에 보관했기 때문에 증거가 남아있었다. 정말 미국다운 결말이다.

관측 자료는 증거가 첨부되지 않으면, 어둠에 묻히고 만다. 우박을 발견하면 카메라, 가능하면 자와 저울도 가지고 달려가고 싶다. 어쩌면 세계 기록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 거대한 파도가 지나간 후의 비장감
 
우박처럼 형체가 있으면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것의 관측은 어떻게 할까. 이전에 지진 진동은 기상청 직원이 의자에 앉아 체감으로 정했다고 하는데, 파도의 경우 또한 비슷하다. 오늘날에도 눈으로 보고 측정하는 것이 있으며, 훈련을 쌓은 관측자가 뛰어난 ‘직감’을 바탕으로 높이를 정한다. 여기에 더해, 레이더와 해상 부표와 같은 조금의 오차도 없는 측정도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10월 말, 아일랜드 근해에서, 22m라는 경이적이라고 할 만한 높은 파도가 관측되었다. 22m라면 7층 건물, 또는 삿포로의 시계탑을 상회하는 높이다. 비슷한 시기 세계 굴지의 거대한 파도가 이는 지역인 포르투갈 Nazare에서 행해진 서핑 이벤트는, 대회 사상 최대급인 18m의 거대한 파도가 일어 3만 명의 관객과 함께 대성황을 이뤘다.

이런 큰 파도는 어떤 원인으로 일어날까. 그것은 허리케인 엡실론으로 바뀐 거대한 온대 저기압이, 대서양에서 발달한 데 있다. 요 몇 해 해수 온도가 상승하는 대서양에서는, 강력한 허리케인이 발생하기 쉬워졌고, 허리케인으로 바뀐 온대 저기압도, 강한 세력으로 유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거대한 파도는 서퍼에게 낭보라고만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앞의 기록적인 파도로 들끓은 Nazare에서는, 엄청난 관객이 밀어닥친 결과, 정부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대를 두려워해 당분간 서핑을 금지하고 말았다. “하나의 시대가 끝났다…” 그 지방의 신문은 이런 비장감을 드러냈다.

■ 거대한 빙산, 충돌 위기

Nazare에 면한 북대서양은, 세계에서 가장 파도가 높은 해역이다. 이 거친 바다를 빠져나가 남극에 도달한 노르웨이 탐험가 로알 아문센Roald Amundsen은, 1911년 인류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했다. 그 직후, 이 영웅은 남극에서 어떤 일본인과 우연히 만난다. 육군 군인 시라세 노부白瀬矗다. 충분하다고 할 수 없는 의연금을 밑천으로, 목조선을 개조한 범선을 타고 도쿄를 출항해 아득히 먼 남극에 겨우 도달했다. 남극점 도달 자체는 이룰 수 없었지만, 20여 일 체재하는 동안 학술 조사를 수행하며, 남극 관측의 주춧돌을 놓았다. 제2차 대전 후, 패전국이 된 일본이 남극 관측에 참여해 온 것도, 시라세의 공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여겨진다.

나라의 울타리를 넘어서 세계가 협력해 남극 관측을 계속하는 덕에, 2020년 남극은 기록적인 고온을 경험한 것이 밝혀졌다. 2월에는 남극 대륙 전체 관측 사상 최고 기온이 되는 18.3℃까지 기온이 올라, 예전 기록을 약 1℃ 웃돌았다.

따뜻해지는 남극에서 지금 거대한 빙산이 남대서양의 고도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 그 빙산은 2017년에 라르센 빙붕Larsen Ice Shelf에서 갈라져 탄생한 ‘A-68a’다. 빙산의 전장은 175㎞, 너비는 50㎞로, 빙산으로는 관측 사상 최대급의 크기로 빙붕에서 분리된 후, 3년에 걸쳐 이동하고 있다. 2020년 11월 시점에서 ‘A-68a’는 영국령 사우스조지아섬에서 400㎞ 거리에 있으며, 앞으로 이 섬과 충돌하거나, 부근에서 좌초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만약 그렇게 되면, 펭귄과 바다표범 등이 바닷속에서 크게 우회를 하지 않을 수 없어,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가 허기가 진 상태로 기다리다 목숨을 잃는 등, 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영국 BBC에 따르면, 과거에 이번보다 작은 빙산이 사우스조지아섬 앞바다에서 좌초했을 때, 펭귄과 바다표범 새끼들의 사체가 무수히 해안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삶과 죽음이 서로 이웃한 가혹한 남극에, 지금부터 100년이나 전에 도달해 조사 활동을 한 시라세는, 보통 인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강인한 정신은, 그가 소년 시절 극지 탐험에 뜻을 두었을 때부터,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은 다음의 훈계를 평생 지킨 것에서도 엿보인다.
“술을 마시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차를 마시지 않는다. 뜨거운 물을 마시지 않는다. 추위 속이라도 불을 쬐지 않는다.”

■ 십인십색의 관측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지지 않고, 시라세 중위가 남극 조사에 도전하고, 노나카 부부가 언 손을 잡고 기록을 계속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현재 거의 전자동의 관측이 이상하게 따분하다는 느낌이 든다. 2004년에는 후지산 정상의 유인 관측이 막을 내렸다. 얼마 전에는 ‘생물 계절 관측’을 대폭 축소한다고 기상청이 발표했다. 2021년 이후는 휘파람새와 유지매미의 첫울음, 포공영[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원줄기는 없고 이른 봄에 뿌리에서 깃 모양으로 깊이 갈라진 잎이 배게 난다]과 동백의 개화와 같은 자질구레한 기록이 끊긴다고 한다. 시대의 흐름이라고는 하지만, 관측이라는 작업이 점점 재미없는 것이 되는 듯하여 왠지 쓸쓸하다.

그 옛날, 기상청은 ‘생물’이 아닌 ‘생활’ 계절 관측 같은 기록도 가지고 있었다. 여름이면 모기장과 수영, 겨울이면 외투, 장갑, 화로 등, 각 계절을 특징짓는 사물이 등장한 날을 관측하는 것이다. 주민 20%가 쓰기 시작하면 ‘첫날’, 80%가 쓰지 않으면 ‘마지막 날’이라고 하는, 느슨한 규칙도 하나의 재미였다. 관측자 두 명 이상이, 꼼짝하지 않고 진지하게 논의해, 계절의 변화 지표를 정했다고 한다. 이 또한 시대의 흐름으로, 1960년대 말에는 모습을 감춰 버렸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4
- 기후 변동 연대기 2020 -

오랜만에 대학 시절 노트를 펴서 읽는다. 동물심리학이라는 제목이 적힌 표시를 넘기자, 수컷 원숭이 개체 수 비율에 대해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성실 원숭이 : 바람둥이 원숭이 = 5 : 3

정말 세상에서 연애 사건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개체에 따라 여러 가지 차이가 있으니까, 온난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갈리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어떤 기업이 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온난화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50%, 반대로 “관심이 없다”는 비율이 30%였다. 이상하게 수컷 원숭이 비율과 같다. 원숭이 세계처럼, 세상에는 다른 부류가 있어 사회가 돌아가는 거지만, 지난 2020년은 누구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는, 그런 격심한 기상 현상이 발생한 1년이었지 싶다. 고온, 산불, 허리케인 등, ‘사상 처음’이라는 이름이 붙은 기록을, 굳이 세어 보았다면 끝이 없을 정도였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이번 호에서는 지난해의 사건을 돌아보고자 한다.

■ 여기저기서 고온 기록

도쿄 올림픽 연기가 발표된 3월, 벚꽃 올림픽은 일찌감치 모습을 드러냈다. 비가 내리는 도쿄 야스쿠니 신사의, 기상청에서 계절의 변화(벚꽃의 개화 시기 등)를 파악하기 위해 기준으로 정한 나무에서, 예년보다 열이틀이나 빠르게 사랑스러운 다섯 송이의 꽃이 피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벚꽃 개화 기준은 대여섯 개의 범주로 되어 있다. 벚꽃 前線[벚꽃의 개화일이 같은 곳 끼리를 줄을 그어 연결한 것, 계절의 진행과 기후의 변동 등을 보는 지표가 됨]은 3월 중에 도호쿠 지방을 북상해 가서, 후쿠시마와 센다이 등에서도 전례가 없는 이른 시기에 개화 선언이 발표되었다. 전국적으로 벚꽃의 개화에 이변이 일어난 것은, 앞선 겨울이 관측 역사상 가장 따듯하였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따듯했던 것은, 남극도 마찬가지였다. 대륙에서 돌출한 남극 반도의 끝, 아르헨티나 소유의 Esperance 기지에서는, 2월에 남극 대륙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인 18.3℃가 기록되었다. 고온으로 단 며칠 동안에 얼음이 녹고, 땅이 드러나고 섬도 출현했다.

북반구가 더워지는 6월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북극권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세계의 寒極’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가진 러시아 베르호얀스크에서는, 북극권 관측 역사상 최고 기온인 38.0℃가 기록되었다. 바다에서는 얼음 융해가 진행되어, 북극해 항로가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개통되고, 개통 기간도 과거 최장을 기록했다.

7월에는 중동의 쿠웨이트와 이라크 등에서, 8월에는 아시아에서 고온 기록이 잇달아 갱신되었다.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시에서 관측된 국내 최고 기온 기록과 같은 41.1℃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장마철의 장마 영향도 있어 야채 가격이 폭등해 지갑이 털렸다.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서는, 세계 기온 관측 역사상 두 번째 고온인 54.4℃가 작열하는 지옥이 되어, 코로나 재난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것을 보고 싶어 하는 마음에 관광객이 몰렸다.

기록은 오히려 계속되었다. 9월이 되어 남반구에서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하자, 남미 파라과이에서 국내 최고 기온이 기록되고, 11월에는 늦봄의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사상 두 번째가 되는 이틀 연속 40℃대가 기록되었다.

아직 집계 도중인 듯하지만, 2020년은, 관측 개시 이후로 상위 삼 번 이내에 드는 무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한다. 삼 번인가, 라고 경시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는, 태평양 동부의 적도 부근 해수 온도가 예년보다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했다. 라니냐가 일어나면, 일부에서는 고온 경향을 띠지만,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내려가는 경향에 있다. 이제까지 가장 더웠던 상위 세 개의 해 가운데 라니냐가 발생한 해는 하나도 없다.

■ 끝이 보이지 않는 삼림 화재

날씨가 무더워지면 질수록, 건조하면 건조할수록 산불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그러께부터 지난해 봄까지 이어진 오스트레일리아의 산불은, 전 세계에서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활활 타오르는 삼림에 뛰어들어, 내의 차림으로 코알라를 구출한 여성의 영상은 인상 깊어, 많은 사람을 감동에 빠지게 했지만, 여성의 셔츠에 감싸여 구조된 코알라는 심한 화상을 입어 곧 숨을 거뒀다. 일본 국토 반 이상의 넓이에 상당하는 19만㎢가 소실되고, 6만 마리의 코알라가 생명을 잃거나 심한 상처를 입었다.

장소를 바꾸어 세계 최대 습지대인 남미의 Pantanal에서는, 예년의 세 배에 해당하는 17,000건의 삼림 화재가 발생했는데, 이 또한 관측 역사상 최다 기록이 되었다. Pantanal은 재규어와 왕아르마딜로 등 절멸 위기에 허덕이는 희소 동물이 수많이 서식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록되었다. 말라붙은 강에는 불에 타서 검게 그을린 악어와 족히 사람의 키를 넘는 커다란 아나콘다의 불에 탄 사체도 발견되었다.

요 몇 해, 대형 산불 발생이 일상적인 일인 양 일어나는 미국 서부는, 지난해도 기록적인 산불이 엄습했다. 극도의 건조로 발생하는 ‘마른 뇌우Dry Thunder Storm’와 따듯한 겨울로 발생한 나무좀bark beetle이 나무를 부식시켜 쉽게 타게 만드는 등의 이유도 함께 어울려, 불은 계속 확대되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이와테현 넓이에 상당하는 삼림이 불에 타 燒土로 변했다. 미국에서는 기온 상승에 더해, 인구 증가로 무리한 택지화도 요인이 되어, 산불로 인한 소실 면적이 1970년대에서 5배로 증가하고, 발생 시기도 두 달 반이나 늘었다고 한다. 예년이라면 가을에는 진압되었던 산불도, 지난해는 12월이 되어서도 수습되지 않았다.

■ 잇따르는 허리케인

지난해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기간도 이상하게 길었다. 대서양에서는, 바다가 따듯해지는 6월 1일 이후에 제1호 허리케인이 등장하는 게 일반적인데, 지난해는 그 이전에 2개나 발생하여, 기록적으로 이른 허리케인 시즌이 개막되었다. 1년을 통해 허리케인 러시가 이어지고, 모두 합해 30개나 발생했다. 예년은 12개이니 배 이상이다. 첫 번째 희생자는 미국으로, 전체 30개 가운데 12개가 상륙, 관측 역사상 최다가 되었다. 미국 중에서도 특히 안타까웠던 곳이 남부 루이지애나주로, 미국 역사상 가장 강한 등급의 강도로 발달한 ‘로라’를 비롯해 5개의 허리케인이 상륙해 심대한 피해를 입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태풍이 하나도 상륙하지 않는, 관측 역사상 다섯 번째라는 해가 되었다. 덕분에 기상 예보사도 느긋한 여름을 보냈지만, 아시아에서 평온했던 것은 일본뿐이었다. 한반도에는 관측 역사상 최다인 5개의 태풍이 상륙하고, 베트남에는 두 달에 7개의 태풍이 접근·상륙했다. 필리핀에서는 태풍 19호가, 이제까지 세계의 육지에 상륙한 어떤 태풍보다도 강한 세력으로 직격했다.

인도양에서도 기록이 이어졌다. 마치 애니메이션 캐릭터 같은 ‘암판’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슈퍼 사이클론이 벵갈만에서 관측 역사상 최강의 세력으로 발달하여, 인도에 상륙했다. 11월에는 ‘가티’가 소말리아에 상륙하여, 소말리아 관측 역사상 최강의 사이클론으로 기록되었다.

바다는 인간이 배출한 잉여 열을 90%나 축적해 주는 관대한 존재다. 그러나 저장에도 한계가 있어, 그 열을 태풍이라는 형태로 발산해 지상으로 반송해 주기도 한다. 지난해는 기후의 급속한 변화를 통감하게 하는 한 해였던 것은 틀림없다.

■ 소수의 영향력

지금부터 100년 정도 전, 경제학자로 원예를 좋아했던 Vilfredo Pareto[1848~1923년. 이탈리아 사회학자, 경제학자]는, 뇌리를 스치는 어떤 생각에 사로잡힌다. 집에서 완두콩을 재배하는 동안, “키우던 완두콩의 20%에서 80%의 완두콩이 산출된다”는 사실이다. 이 발견이 유명한 “소수 요소가 전체에 대해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다”라는 ‘파레토 법칙’으로 이어졌다.

마찬가지로 온난화 문제를 고려하면, 중국과 미국이 세계 전체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15%인 데 비해, 이 나라들이 배출하는 CO2 배출량은 전체의 절반에 가까이에 이른다. 소수가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다는 파레토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 역시 이러한 대국이 세계적 추세에서 방향을 돌려 온난화 대책을 진행하지 않거니와 개선으로 이어질 것 같지도 않지만, 조금 밝은 전망은 보이는 듯하다. 지난해는 중국도 CO2 삭감에 긍정적 자세를 선언하기도 하고, 미국도 새로운 대통령 체제하에서 세계와 발을 맞추어 가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렇다면 만약, 이 두 대국이 CO2 배출 삭감에 열중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런 연구가 있다. 개미 집단은, 일개미와 농땡이 개미가 8 대 2의 비율도 존재한다. 그래서 일개미만 모아서 집단을 만들어 보았다. 더할 나위 없이 맹렬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소굴이 되었을까, 라고 하면, 놀랍게도 일개미 20%가 농땡이 개미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설마 인류가 이 현상을 모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5
- 이상 사태는 일상적 상황으로? -

상식이 늘 진실이라고는 할 수 없다. 춘분 낮의 길이도 그런 한 사례이다. 사실 낮의 시간은 딱 12시간이 아니라, 예를 들면 올해 2021년의 도쿄 경우에도 8분이 더 길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예를 들면 일출과 일몰의 정의가 “태양의 정점이 지평선에 닿은 시각”이기 때문에, 태양 한 개만큼 낮의 시간이 길어지고 만다. 대신 낮과 밤의 차가 가장 작아지는 때는 3월 17일로, 춘분 법회의 첫날과 겹친다.

피안彼岸은, 일본의 독특한 관습으로, 피안에 찬불하며 법회를 개최하는 피안 법회를 말한다. 춘분을 딱 중간 날로 하여 전후 1주일을 ‘봄 피안’, 추분을 딱 중간 날로 하여 전후 1주일을 ‘가을 피안’이라고 하며, 딱 중간 날인 피안 중간 날에 법회를 연다.

사실은 하루의 길이도 꼭 24시간은 아니다. 반세기 이상 전에 원자시계가 발명된 이후, 0.001초, 그러니까 milli second1/1000초 단위의 정확한 시간 파악이 가능하게 되었는데, 그런 가운데에서도 지난해는 이례적인 해였다. 하루가 24시간보다 짧은 날이 여러 번이나 있었고, 특히 7월 19일은 1.46milli second 짧아 관측 역사상 가장 짧은 하루가 되었다고 한다. 지구라는 것은 생각보다 민감하며, 지진이나 조석, 기압 차와 강풍 등으로 균형이 무너지면, 자전 속도도 변하는 듯하다.

시간을 앞당기는 또 하나 요인이 놀랍게도 온난화다. 독일 연구자에 따르면,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지구상의 물의 균형이 변해 지구의 회전이 빨라진다고 한다.

지구의 회전마저 바꿔 버리는 격심한 기후 변화 속에서, 생물들도 필사적으로 순응하려고 한다. 그러나 너무나 큰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 생물이 많이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밝혀진, 특히 지구 온난화가 뜻밖에도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루고자 한다.

■ 뼈와 깃털만 남은 새의 대량 죽음

지난해 가을, 미국 남부에는 하늘에서 새의 사체가 대량으로 쏟아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그 수가 수백만 마리에 이르고, 종류도 벌새부터 부엉이 등 여러 종류에 걸쳐 있었다.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된 것은, 사체가 철새에 한정된 사실, 그리고 그 모든 사체가 뼈와 깃털만 남은 빼빼하게 마른 가녀린 몸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끔찍한 사체는, 가진 힘을 모두 쥐어짜서, 새들이 죽기 바로 직전까지 필사적으로 계속 날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량 죽음의 원인은 뭘까, 연구자는 머리를 싸맸다.

지난해 말, 미국 국립 야생동물 보건 센터가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새는 장기간 기아 상태로 쇠약해져 있었는데, 그 배경에는 가뭄과 갑작스러운 한파라는 불행한 기상 조합이 있었다고 한다.

철새가 도달한 미국 남부에서는, 최근 10년간, ‘Mega drought’로 불리는 기록적인 가뭄이 발생했다. 토양의 수분량은 과거 1200년간 가장 적었고, 그런 땅 위에 내려앉은 철새들에게도, 먹이 부족이라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 새들은 영양 부족으로 근육이 말라 줄어들어, 나는 일마저 좀 힘들었는데, 거기에 계절은 때아닌 추위가 엄습했다. 9월로서는 1세기 만에 영하 가까이 기온이 내려가고, 차가운 강풍이 쇠약한 철새들을 가차 없이 엄습했다. 연구자는 이러한 급격한 기온 변화와 가뭄의 배경에 존재하는 것은 온난화라고 지적한다.

■ ‘온난화는 어디로 간 거야?’에 대한 대답

이 사례처럼, 온난화가 추위의 원인이라고 이야기하는 일이 있는데, 그것은 도대체 어떤 논리일까. 그러께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에 몰아닥친 영하 40℃의 저온에 대해, “지구 온난화는 어디로 간 거야. 돌아와 줘”라고 투덜거리며, 기상청과 싸움을 전개한 적이 있는데,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 추위의 원인이라는 것은,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서라고 하는 설도 있다.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상승해 북극해에 커다란 얼음 구멍이 열리면, 바다가 열을 흡수하고, 그 열이 대기로 전달된다. 그 결과, 북극 상공의 차가운 공기로 이루어지는 ‘극소용돌이’로 불리는 소용돌이가 약해지고, 추위가 중위도로 남하하기 쉬워진다고 한다.

올해 겨울도, ‘극소용돌이’가 분열하여, 유럽과 아시아 등에 강렬한 한파를 초래했다. 시베리아에서는 영하 58℃까지 기온이 내려가고, 차고 무거운 공기가 세계의 관측 역사상 최고로 강한 슈퍼 고기압을 만들어냈다. 스페인에서는 국내 관측 역사상 최저인 영하 34℃의 기온이 관측되고,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반세기 만에 50cm라는 많은 눈이 내렸다. 한파의 영향으로 쓰레기 회수가 지연되어, 마드리드에서는 길거리에 방치된 9,000톤이나 되는 쓰레기가 악취를 풍겼다.

■ 바다에서 ‘화상’을 입은 돌고래

다음은 돌고래에게 일어나는 비극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5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의 호수에서, 체내에 심한 피부 질환을 앓는 다수의 돌고래가 발견되었다. 피해의 무대가 된 폰차트레인Pontchartrain 호수는 멕시코만으로 통하는 미국 전역에서 손을 꼽을 만큼 넓은 염수호鹽水湖다. 이 발견을 시작으로, 2007년에는 호주의 빅토리아주 깁스랜드Gippsland 호수에서, 마찬가지의 피부 질환을 앓는 돌고래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그로부터 2년 뒤에는 호주 퍼스Perth 부근에서, 2017년에는 다시 미국 남부에서 같은 사례가 보고되었다.

참혹한 돌고래 모습을 목격하면서 좀처럼 원인 규명이 진행되지 않는 상태에, 해양학자는 가슴이 에이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마침내 결말이 나서, 그 범인이 장마라는 게 판명되었다.

호주 머독 대학 등에 따르면, 허리케인이나 폭풍우 등이 대량의 비를 뿌리면, 바다와 염수호의 염분 농도가 낮아진다. 장기간에 걸쳐 담수에 노출된 돌고래의 신체 표면에서는, 단백질 등 영양분이 부족해져 신체의 최대 70% 면적에 반점과 그 위에 피부 질환이 생기고, 심한 경우 죽음에 이른다고 한다. 이 병은 ‘담수피부병’이라고 명명되고, 인간의 경우에 비유하면, 가장 심한 화상인 ‘3도 열상’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런 사실로 보면, 앞에서 말한 병의 사례가 확인된 몇 개월 전에는 반드시 큰비가 내린다. 2005년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초래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루이지애나주에 상륙, 2007년에는 100년에 한 번 있을 호우가 호주 북동부를 엄습했다.

지난해 세계 평균 기온은 관측 역사상 1위와 타이인 고온으로, 바다도 또한 전례가 없는 고온이었다고 한다. 세계 과학자 20명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러께부터 바다가 저장한 새로운 열량은, 13억 개 주전자의 물을 끓일 정도의 에너지라고 하여 나 또한 당황하고 말았다. 온난화가 진행되면, 해수면에서 증발하는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여, 비의 증가를 초래한다. 그러나 모든 지역에서 비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거꾸로 아열대 지방 등에서는 비가 줄고 가뭄이 진행된다고 한다. 이런 변화가 철새의 대량 죽음과 돌고래의 피부병으로 연결되고 있는 듯하다.

■ ‘동물화’한 식물

온난화를 멈추게 하자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제까지는 삼림이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 기대를 받아 왔지만, 사실은 잘 안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논문이 최근 발표되었다.

식물은 하루 종일 광합성으로 산소를 발생시키고, CO2를 저장한다. 그런데 최근 북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는, 기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식물의 CO2 흡수 능력이 저하해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게다가 식물이 야간에 행하는 호흡, 그러니까 CO2를 토해내는 작용은, 기온 상승에 수반해 모든 식물에서 증가해 간다고 한다. 이 결과, 식물은 CO2를 흡수하기는커녕, 방출원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  X-day는 빠르면 20년 안에 찾아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머지않아 인류는, 온난화 대책의 최대 전우를 잃게 된다.

■ 춘분의 달걀

유럽과 미국에서는 몇십 년 전까지, 춘분에만 달걀이 선다고 믿었다. 그 유래는 춘분에 달걀이 선다는 중국의 고서인데, 그 전해 내려오는 말이 세월이 흐르고, 바다를 건너는 가운데 변용되어, 춘분의 전설이 되었다. 콜럼버스가 삶은 달걀을 세운 이후, 대다수 사람이 저 타원의 구체가 매일 같이 똑바로 선다고는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훗날 눈雪의 권위자 나카야 우키치로中谷宇吉郞[1900~1962년, 물리학자] 박사가 도달한 진실은, 콜럼버스의 달걀 이상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듯하다. 박사는 “(달걀은) 심심할 때 하면 비교적 간단히 서는” 것으로, “몇백 년 동안 세계에서 서지 않았던 것은, 모두 서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라고 고찰했다. 그래, 달걀은 언제 하더라도 서는 것이다.

그리고 우키치로 박사는 이런 말도 남겼다.
“달걀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정도의 맹점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것과 비슷한 일이, 여러 방면에 있을 듯하다.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그러한 사소한 맹점 때문에 심하게 좌우되는 일도 있지 않을까.”

온난화 대가에는, 아직 인류가 깨닫지 못한 커다란 함정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 때 갑자기 엄습하면, 그때 뜻밖이라고 놀라는 것으로는 늦다. 그렇게 되기 전에 가능한 한 대책을 강구하라―올해 춘분은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6
- 꽁꽁 얼어붙은 사건 -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구명보트가 사람의 생사를 좌우했던 것이 타이태닉호의 침몰극劇이다. 지금부터 109년 전인 1912년 4월 15일에 발생한 사건이다. “배의 침몰을 일으킬 만한 상황은 상상할 수 없다”고 선장이 큰소리쳤던 자랑스러운 배지만, 1,500명 이상의 승객과 승무원이 사망했다. 당시의 해난 사고 가운데 사상 최악의 사고였다. 침몰 원인은 거대한 빙산으로, 그 빙산으로 추정되는 빙산의 모습이 사고 후 우연히 지나가는 배에 의해 사진 촬영이 되었다.

지금, 타이태닉호를 충실히 본뜬 ‘2호’ 건설이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충분한 구명보트를 적재하고, 좀 더 튼튼하게 만들어질 복원 타이태닉호의 프로젝트를 이끄는 호주 부호의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크루즈선이 된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해에서도 빙산은 그다지 없을 듯하고”라는, 리더의 흰소리도 볼만한 복원 모습이다.

그런데 미시건 대학의 Basic 교수는, 지금 타이태닉호가 예전과 같은 항로를 항행하면, 좀 더 많은 빙산을 맞닥뜨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왜 그럴까? NASA 또한 수온 상승으로 빙하의 융해가 진행되면 얼음 분리도 진행되어, 바다에 떠도는 빙산의 수가 늘어날 가능성을 지적한다. 2호 타이태닉은 침몰한 타이태닉과 같은 항로를 항행할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여행길은 생각보다 고생길이 될지도 모른다.

지구는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물이 기체, 액체, 고체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혹성이다. 금성처럼 태양에 근접하면 물은 액체와 고체로는 존재할 수 없고, 화성처럼 멀어지면 기체로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이 행운에 겨운 지구에서는 온난화가 진행되어, 얼음에 다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 세계에서 일어난 얼음에 얽힌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 왠지 으스스한 미해결 사건의 범인
 
에도가와 란포江戸川乱歩[1894~1965년. 소설가]는 에세이 『흉기가 될 수 있는 얼음』에서, 얼음을 사용한 동서고금의 이상야릇한 사건이 많이 존재하는 것은, 얼음의 ‘녹는 성질’에 있다고 썼다. 녹아서 증거가 남지 않는 얼음은 미스터리 사건에 딱 들어맞는 ‘범인’이지만, 지금부터 반세기도 더 전에 일어난 “세상에서 가장 으스스한 사건”도 또한 어쩌면 얼음이 원인이었던 사실이,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1955년 겨울, 구소련의 우랄산맥에서, 공과대학의 학생 10명이 무리를 지어 설산 트레킹에 나섰다. 도중에 남성 한 명이 류머티즘 악화로 하산했다. 남은 9명은 그 후에도 눈길을 헤치고 트레킹에 들어갔지만, 며칠 후 눈보라로 앞을 볼 수 없어, ‘죽음의 산’을 의미하는 kholat syakhl mountain으로 흘러들었다. 달리 방도가 없어, 산의 경사면의 눈을 깎아내 텐트를 치고, 거기서 하룻밤을 지새우기로 했는데, 그 밤이 그들에게 살아서 맞이한 마지막 밤이 되었다. 몇 주 후에 현장에 도착한 수색대의 눈앞에는, 숨이 멎을 듯한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두개골과 갈비뼈가 부러진 사체, 혀와 눈알이 없는 사체, 나체 상태로 눈 위에 쓰러진 사체 등, 도무지 자연이 만들어낸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처참한 양상이 노정되어 있었다. 우주인 유괴설, 雪人 yeti 습격설 등 이런저런 음모론이 난무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간단하게 눈사태가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눈사태가 원인으로, 이처럼 처참하게 죽을 수 있을까?

올해 1월 말, 스위스 과학자가 눈사태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디즈니 영화 『겨울왕국』의 눈 CG에 감명한 취리히 공대의 Alexander Puzrin 씨와 공동 연구자가, 그 기술을 참고로 삼아 시뮬레이션을 하여, 사고 당일의 모습을 검증했다. 그러자 소규모 눈사태에서도, 얼음 같은 딱딱한 눈이 널조각으로 무너져 내리면, 사람에게 골절을 입힐 만한 위력을 갖는 것이 밝혀졌다. 피해자는 심한 외상과 저체온증으로 사망하고, 그 후에 야생 동물 따위의 습격을 받았다고 추측된다고 한다. 이렇게 오래된 수수께끼를 푼 Puzrin 씨지만, 연구 동기는 뜻밖에 단순하다. “공동 연구자의 아내에게 사건 이야기를 했더니, 처음으로 존경의 눈빛을 보였기 때문”이다. 주체적 삶을 사는 여성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사건 해결에 공헌한 듯하다.

눈사태는 지금 시작된 것이 아니지만, 요 몇 해는 그 위험이 한층 커지고 있다고 한다. 온난화로 공기 속 수증기량이 늘어나 강설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 습한 눈이 늘어난 점, 더욱이 산악 빙하의 융해도 진행되고 있는 점 등으로, 설산은 점점 쉽게 미끄러져 내리게 되었다.

■ 얼음의 융해가 멎지 않는 ‘제3의 極’

얼어붙은 만년설은 보송보송한 새로 내린 눈의 5만 배의 강도라고 하는데, 이 만년설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흘러내리는 토사의 양도 장난이 아니다. 올해 2월 히말라야산맥의 지면에서 일어난 대형 사고의 참상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인도 북부에 우뚝 솟은 표고 5,600미터 봉우리의 빙하가 붕괴해 눈사태가 발생하자, 탁류와 대량의 토사가 산의 표면에서 떨어져 나왔다. 2기의 수력발전소를 파괴하고, 교량도 작살을 내어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200명 넘게 발생했다. 사고 목격자는 “마치 할리우드 영화 같았다”고 당시의 공포를 표현했다.

도대체 빙하의 붕괴 원인은 뭘까? 지켜본 사람도 없어 정확한 사실은 알 수 없지만, 요 몇 해 온도 상승으로 얼음이 녹고 얼기를 반복하여, 불안정한 상태였다고 한다. 지난겨울도 예외가 아니어서 계절에 걸맞지 않은 따듯한 기온이 이어졌다.

히말라야산맥은 ‘제3의 극’이라고 불린다. 북극, 남극에 이어,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많은 얼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장소가 따듯해지면, 흘러내리는 수량도 엄청나게 불어난다. 컬럼비아 대학의 Joshua Maurer 씨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히말라야 빙하는 매년 83억 톤이나 녹고 있으며, 그 양은 올림픽 사이즈의 풀 300만 개의 수량에 해당한다고 한다. 올해도 기온 상승이 계속되면 2100년까지는 현재의 1/3이 되어 버린다고 알려져 있다. 전대미문의 속도로 얼음이 녹아내리는 히말라야산맥 기슭에서는, 택지화와 수력발전소 등의 건설이 대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종을 울려 왔다. 그러나 그런 보람도 없이, 이번에 많은 사람을 휩쓸어 간 대참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 사라지는 얼음과 ‘font’

지구에서 사라지는 얼음의 양은 얼마나 될까? 영국 에딘버러 대학 등이 산악 빙하, 북극, 남극 등, 온갖 얼음을 위성 화상으로 분석해 그 답을 얻었다. 거기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17년에 걸쳐 28조 톤의 얼음이 사라졌고, 이것은 100미터 두께의 얼음이 영국 국토에 상당하는 면적을 덮는 것과 같은 양이라고 한다. 얼음 융해 속도는, 1990년대까지는 한 해에 0.8조 톤의 속도였지만, 요 몇 해 사이에는 1.3조 톤나 되어, 60%나 증가했다.

절박한 얼음 위기 상황을 전하기 위해, 이번에 북유럽의 신문사가 산뜻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핀란드의 유력 신문사 Helsingin Sanomat가 ‘기후 위기 font’의 문자 디자인을 개발한 것이다. 그 font의 굵기는 매년 북극해의 얼음량에 비례하며, 1979부터 2050년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1979년의 font는 굵어 읽기 쉽지만, 얼음량이 30%로 감소할 것이 예상되는 2050년의 font는, 아무리 봐도 스러질 것 같아 읽기 어렵다. 온난화의 정체, 이른바 ‘hiatus’가 일어난 2000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얼음 융해가 진행되는 사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 신문사는 이 font를 무료로 일반에게 제공하는데, 현상을 생각할 어떤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호소한다.

■ 투쟁하느냐 도주하느냐

절박한 위기라 하면, 타이태닉호가 빙산을 발견한 후 충돌까지의 시간은, 겨우 37초였다고 한다. 키를 돌릴 시간 따위는 전혀 없다. 위험 회피에 실패한 타이태닉호는 다음으로 구명보트로 사람들을 피난시키는 대책을 내놨다.

타이태닉호와 지구를 중첩해 보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면, 지구를 존속시켜 갈 수 있는 시책을 곧바로 행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그런데 그것이 잘 안 되었을 경우, 지구에 ‘구명보트’, 바로 차선책은 있는 것일까? 우주물리학자 故 호킹 박사는 이렇게 예측했다. 2600년까지 세계는 인간으로 넘쳐나서, 에너지 소비 증가로 지구는 불덩이가 된다. 인류는 우주선을 타고 생존 가능한 다른 별로 피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라고.

만약,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대책을 태만하게 하고, 그 대신 후세 사람들을 위한 훌륭한 우주선을 만들었다고 하자. 고난도 기술에 으쓱거리며, “이 우주선이 파괴되는 사태는 생각할 수 없다” 따위의 말을 떠벌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더욱더, 배에 명운을 거는 지구의 모습이 타이태닉호와 겹치고, 자연히 그 말로도 보이는 듯하다.

지금, 이 혹성에서 일어나는 일 - 17
- 변하는 환경과 요즘의 과학 기술 -

“세계는 우리를 중심으로 도는 게 틀림없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걸 들은 초로의 과학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게 아니라, 다만 조용히 그 장소를 떠났다. 그리고 몇 년 후, 그는 세상을 떠날 때 한 장의 편지를 썼다. “과학적 견지에서 보면, 도는 쪽은 우리 쪽이라고 고찰된다.”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는, 신중하고, 참을성이 많고, 분위기를 읽는 사람이었으리라. 천지를 뒤흔들 정도의 충격을 준 ‘지동설’은, 그의 사망일인 1543년 5월 24일에, 이렇게 살짝 발표된 모양이다. 그 당시는 종교적 영향도 있어, 인간이 사는 지구야말로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이 절대 진리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생전의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주창하는 자신의 저서를 출판하지 않고, 죽음에 임해 그 책을 자신의 가슴 위에 놓고 죽었다고 알려졌다. 그가 남긴 ‘유언’은 그 후 과학 혁명의 하나가 되어, 고정 개념을 뒤엎은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바뀌듯이, 상황이 단숨에 일변하는 일이 있다. 똑같이 온난화가 진행되는 오늘에 이르러서는, 환경의 변화가 빠르고, 온난화 대책으로 과학 기술의 진전도 떠들썩하다. 이번 회는, 그런 변하는 환경과 요즘의 과학 기술을 소개한다.

■ 얼지 않는 북극해

얼지 않는 항구를 선망해 남쪽 바다를 노렸던 옛날의 러시아지만, 지금 와서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아도 항구에서 얼음이 사라지는 시대가 되었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 선박이 항해하기 쉬워지면서, 마침내 이번 겨울에 어떤 기록이 작성되었다.

黑夜의 계절에 러시아 유조선이 북극해 항로(러시아 측의 북동 항로)를 편도는커녕 왕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겨울에 이 항로를 항행한 일은 사상 최초의 사건이라고 한다. 이 유조선은 러시아 국유 선박 회사 Sovcomflot가 소유한 ‘Christophe de Margerie호’로, 전장 300미터나 되는 선체를 가진, 쇄빙 액화 천연가스 운반선이다. 이 거대 선박은, 1월 5일에 러시아 중부 Sabetta항을 출발, Dezhnjova곳에 도착했다. 그 사이 유조선은 쇄빙선의 보호 없이 약 5,000킬로나 단독으로 항행한 게 된다. 그 후 선박은 남으로 방향을 돌려, 10일 후에 중국 장쑤성에 도착, 여기에서 액화 천연가스를 하역했다. 다음날에는 서둘러 중국에서 출발해 도중에 쇄빙선의 도움을 받으며, 2월 19일에는 출발지 Sabetta항으로 귀항했다. 항해는 대략 순조로웠다. 도중에 만난 해빙은 가장 크다고 해도 두께가 1.5미터 정도로 어려움 없이 부수고 지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배는 지난해 5월에도, 대형 선박으로서는 사상 가장 빠른 시기에 같은 루트의 항행에 성공한 참이었다.

예전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북극해와 한랭지가 이제는 보물섬으로 변하려 한다. 유럽의 대형 회계사무소가 “온난화로 득 보는 나라”와 “손해 보는 나라”를 헤아렸더니, 득을 보는 나라가 70개국, 손해를 보는 나라가 130개국이었다고 한다. 승자는 러시아, 캐나다, 북유럽, 한국과 같은 한랭지이고, 그 반대는 온난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었다.

■ 비가 그치고 날이 개기를 기원하던 풍습에서 인공 강우로

다른 이야기지만, 날이 개기를 기원하는 제사의 희생양은 아마도 티 없이 천진한 미소녀였지 싶다. 그 옛날, 베이징 사람들은 멈추지 않고 내리는 비로 골치를 앓았다. 그들이 하늘에 기도를 올리자, 비를 다루는 신이 나타나서, 소녀가 시집을 오면 비를 그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할 수 없이 소녀가 승낙하자, 하늘이 말끔하게 개었다고 한다. 이 소녀가 날이 개기를 기원하는 제사의 희생양, 바로 희생양의 원형이라고 하는데, 어느새 희생양의 모습에서 미소녀의 면모는 사라진 듯하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상 고온과 한발이 증가하고 있다. 사막은 급속하게 확대되고, 바람에 실려 날리는 황사는 도시 주민을 고통스럽게 만든다. 거기에 더해 식량난과 해충 피해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해결책으로 정부는 심혈을 기울여 인공 비를 내리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인공 비는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구름의 바탕이 되는 요오드화은과 dry ice를 공중에 살포하면, 공기 중의 수분과 만나 구름이 되고, 그것이 빗방울로 성장해 공중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그 ‘씨뿌리기’ 방법은, 지상에서 연기를 피워 올리는 외에, 항공기, 로켓, 드론, 또는 비행기를 격추하는 대공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이미 날씨를 바꾸기 위해 소녀를 차출할 필요는 없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2025년까지 인공 강우를 내리게 하는 대상 지역을 국토의 반 정도까지 확대하려고 계획 중이다. 그러나 공중에 씨를 뿌리면 비가 무한으로 내릴 리는 없고, 그 주변에서는 거꾸로 비가 내리지 않게 되고 만다. 이 때문에 국경을 접한 인도는 중국의 계획에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립의 불씨가 되고 있다.

그런 중국에서는 얼마 전, 사고가 발생했다. 3월, 장시성에서 인공 강우 작업을 하던 소형 비행기가 추락해 기상국 직원 세 명을 포함해 다섯 명이 사망했다. 기체는 민가에 떨어졌으며 불길이 주택으로 불길이 옮겨붙어 주택을 태워버리고, 주민은 몸에 상처를 입어 병원으로 실려 갔다. 장시성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한발이 이어져서, 바싹 마른 공기를 축축하게 만들기 위해, 2주간 75회나 씨뿌리기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 비장의 카드, 그리고 배신

다음은, 오늘날의 온난화 대책이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태양 에너지는 막대하다. 1시간에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 에너지는, 인류가 1년에 사용하는 총에너지에 필적한다. 게다가 태양광발전에서 나오는 CO2 양은 화력발전 배출량에 비하면 현격하게 적다. 땅이 넓고, 연중 맑고 햇살도 강한 사막은, solar 발전에 알맞은 장소이며, 세계 최대급 solar 발전소의 대부분이 거기에 있다. 특히 기대되는 데가 지구 최대 모래사막인 사하라로, 그 면적의 20%에 태양열 집열판을 전면에 깔면, 세계 전체의 소비 전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시험 계산이 된다.

그런데 요즘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그 바람직한 효과는 한정적이고, 지구 규모에서는 온난화를 조장하는 난방 효과가 있는 사실이 판명되었다. 태양광 가운데 전력으로 회수할 수 있는 양은 15% 정도이고, 잉여분은 다시 공기 속으로 되돌아간다. 한편, 현재 태양광 집열판은 표면이 검어서, 그만큼 열을 흡수하고 공기를 데우게 된다. 그 규모가 클수록 마이너스 효과는 절대적이고, 사하라 사막의 태양광발전은 지구 전체에 온난화를 가속하게 할 만큼 기온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북유럽 Lund 대학 루이 박사가 한 시험적 계산에 따르면 이렇다. 만약 사하라 사막의 20% 면적에 태양광 집열판을 깔면, 사하라 사막 기온은 1.5℃ 상승, 50%에 깔면 2.5℃나 상승한다고 한다. 이 열은 세계로 퍼져서 지구 전체 기온도 밀어 올린다.

덧붙여 CO2 삭감과 기온 저하로 이어진다고 여겨지는 식물 재배 또한 커다란 함정이 숨겨져 있다는 연구도 발표되었다. 독일 포츠담 기후 영향 연구소 Stenzel 박사에 따르면, 만약 지구 기온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대량의 농작물과 수목을 심었다고 하면, 2100년까지 45억 명이 물 부족 영향을 받게 될지 모른다고 한다. 인구 증가와 고온으로 그렇지 않아도 물이 필요한 시대에, 나무에 물을 나누어 줄 여유는 없을 듯하다. 뭔가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말이리라.

■ 안개를 먹고 사는 시대

발상을 180도 바꿈으로써, 문제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것을, 독일 철학자 칸트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상식에 반하는 듯한 혁신적인 온난화 대책도 다루어지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미국의 어떤 보석 회사는, 지난해 말에 공기 중의 CO2로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휘황찬란함에서도, 금액에서도, 눈이 아찔한 다이아몬드가, 성분은 결국 이산화탄소와 같은 탄소다. 20톤의 CO2에서 1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드디어 쓸모없는 물체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가 오는 듯하다.

또한 환경 부하가 적은 친환경적 식량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핀란드 식품 회사는, 미생물과 공기를 원료로 하는 단백질 가루 제조에 도전하고 있다. 이 마법의 가루는, 빵과 국수, 튀기면 돈가스 스타일로도 되어, 식량 문제와 온난화 해결에 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안개를 먹고 사는 것은, 신선만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그런 기술 혁신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온난화를 억제하는 노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앞으로 올 세상은 밝다는 것을 살아서 자신 있게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