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CSIS 부소장 "계엄 선포로 다 변했다"
그의 한 달 전 예상보다 더 나빠지고 있는 한국
'내란 수괴' 혐의자 대통령권한 박탈 않는 정부
초헌법적 초법적으로 군림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 역할 왜곡 '혁명적 상황' 걱정해야 할 판
“세계의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격심한 정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여야당 간 심각한 싸움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것은) 국내 문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윤 씨의) 이번 비상계엄 선포로 본격적인 정치위기로 세계에 (그 실상을) 드러내 버린 것이 큰 문제다.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불안정하고 한국은 안정돼 있다고 여겨져 왔으나,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로 모든 것이 변했다”
윤석열 씨의 비상계엄 선포 하루 뒤인 지난 12월 4일,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부장을 지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모든 것이 변해 버렸다”는 것은, 한국 자체가 (북한과 다를 것 없는) 심각한 정치위기를 겪고 있는 불안정한 나라가 돼 버렸다는 얘기다. 그것도 한국 대통령이 스스로 그렇게 세계에 선포하고 드러냄으로써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빅터 차는 그때 “미국(정부)도 크게 놀랐다”며, 비상계엄이 만약 몇 시간 만에 국회에서 해제되지 않았다면 “한국이 헌법(헌정) 위기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도 위기를 맞았을 것”이라고 했다.
윤 씨의 무책임한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 그것이 한국 안팎에 몰고올 중대한 사태변화, 특히 외교안보상의 변화를 그는 그 몇 마디로 압축해 표현했다.
빅터 차의 예상보다 더 나쁜 쪽으로 가는 한국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상황을 보건대, 현실은 빅터 차의 ‘예언’보다 훨씬 더 나쁜 쪽으로 움직여 가고 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음에도 한국은 헌정 위기에 빠졌고, 한미동맹도 "여전히 굳건하다"를 강조해야 할 만큼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이 하루아침에 불안정한 나라가 돼 버렸다는 것은 윤 씨의 비상계엄 선포 뒤 이어지고 있는 환율 상승(원화 시세 하락), 주가 하락, 소비 정체 가속 조짐 등 몇 가지 심상찮은 경제지표들로도 확인된다. 2주 뒤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트럼프 2.0) 정부가 파생시킬 것으로 예측되는 중대한 국제 안보 및 경제 변화에 한국이 제대로 대비태세도 갖추지 못한 채 사실상 손놓고 있을 수밖에 없게 된 것도 그렇다. 빅터 차는 심지어 “지금 한미일 동맹에 진짜 가장 큰 변수는 (한국에서의 정권교체가 아니라)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이란 말까지 했다. 그런데도 속수무책이다.
일본과 중국은 한국 내 변화상황을 시시각각 주시하며 다음 수를 계산하고 있다. 그들을 바라볼 겨를도 없는 한국을 그들은 손바닥 보듯 들여다보고 있다. 모두 윤 씨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벌어진 일이다.
그 인터뷰에서 빅터 차는 그나마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야당 의원들과 여당 의원 일부가 만장일치로 가결한 것을 “한국의 민주주의가 제 기능을 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그 덕에 한국 헌법(헌정)과 한미동맹이 위기에 처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고 안도했다. 12월 14일에는 여당 국힘당의 조직적인 방해에도 대통령 탄핵소추안도 가결되고 윤 씨는 대통령직무를 정지당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국상황은 빅터 차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좋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통령 직무를 정지당했다는 윤 씨는 한남동 관저에 칩거하면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여전히 행사하고 있다. 공수처 수사관들이 들고 간 합헌적 합법적 체포 영장 집행을 관저를 지키는 대통령 경호처가 거부한 것은 윤 씨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공식적으로 대통령직무 정지상태인 윤 씨는 경호처에 영장 집행을 거부하라는 명령을 내릴 권한이 없다. 수도방위사령부에서 파견된 ‘지원부대’로 구성된 경호대원들은 파견된 뒤에는 수도방위사령관 지휘에서 벗어난다.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이므로 그 지휘권은 대통령권한대행에게 있고, 지금은 최상목 대행에게 있다. 그런데 최 대행은 지금 그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방위사령관에게 그 권한이 있다고 해도 그는 최고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야 하고, 지금은 최 대행에게 그 권한이 있다.
초헌법적 초법적으로 군림하고 있는 윤
최 대행이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가운데 경호처가 윤 씨 뜻대로 움직인다면, 윤 씨는 탄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는 초헌법적 초법적 존재로 군림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최 대행이 오히려 경호처에 그렇게 하도록 명령을 내렸을 경우를 논리적 가능성의 하나로 상정할 수 없지는 않겠으나, 설마 그럴 리야 있겠는가. 형사소송법 110조, 111조 적용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그 가부를 따지기 전에 법대로 발부된 체포영장 집행보다 우선할 수 없고, 윤 씨의 대통령 직무 유지 이유는 더더욱 될 수 없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행된 윤 씨가 국회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정지가 된 상태에서도 여전히 대통령 권한을 휘두르게 내버려 두는 것은 정부가 ‘무법천지’ 상태를 방치하거나 내란에 동조 또는 방조하는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빅터 차가 걱정했던 한국의 불안정한 위기사태는 그가 한 달 전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직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지 않은 쪽으로 굴러가고 있다. 빅터 차는 비상계엄이 철회(해제)되지 않았다면 한국이 헌법 위기를 맞았을 뿐만 아니라 한미동맹도 위기를 맞았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문제는 윤 씨가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느냐”라고 했다.
정부 역할 왜곡 '혁명적 상황' 걱정해야 할 판
계엄 해제를 당한 윤 씨 정권 지속 가능성은 숱한 내란죄 관련 증언과 물증들까지 쏟아져 나온 지금은 이미 물건너갔다. 그럼에도 그가 계속 집권을 고집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최 대행은 헌법재판관 임명도 국회 합의대로 하지 않았다. 기득권에 집착하는 집권당은 노골적으로 대통령 편을 들면서 근거없는 선거부정론을 퍼뜨리며 윤 씨의 계엄선포를 옹호하는 극우 음모론자들과 손잡고 민심을 교란하고 있고, 주류 언론매체들은 눈치를 보면서도 여전히 시대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들은 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며, 계엄 선포를 야당 탓으로 돌리는 대통령의 천박한 거짓말을 제대로 논박할 생각조차 없어 보인다.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거나 못할 경우 국민적 요구와 충돌하면서 무정부적인 ‘혁명적 상황’ 전개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임기 종료 2주일을 앞두고 5일 방한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무슨 얘기를 했을지 궁금하지만, 미국 정권교체를 앞둔 그의 ‘고별 방한’이 사태전개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게다가 2주 뒤면 빅터 차가 한미동맹에 가장 큰 위험 변수라며 걱정한 바로 그 ‘트럼프 2.0’이 시작되는데, 한국은 나라의 최종 지휘권 일부를 여전히 ‘내란 수괴’ 혐의자에게 맡겨 놓고 있다.
'펌사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주민주참여포럼과 해외동포 긴급성명서 (0) | 2025.01.05 |
---|---|
12.3 비상계엄사태 주요인물 수사상황 [연합뉴스] (1) | 2025.01.05 |
다시 반란 괴수 윤석열 체포 구속으로 [코리아 히스토리 타임스] (0) | 2024.12.30 |
주술에 빠진 윤건희 ‘영구집권 통일 대통령 망상’이 내란을··· [자주시보] (0) | 2024.12.30 |
'김용현의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 사건 수사결과' 보도 참고자료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0) | 2024.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