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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앞의 촛불, 해병대 정신 [강기석 칼럼]

크거나 작거나 조직에는 그 조직만의 문화가 있다. 흔히 농반진반으로 우리 사회에 지역, 학교, 군을 각각 대표하는 3대 조직문화가 있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기강이 분명하고 결속력이나 선후배 챙기는 전통은 ‘해병대전우회’가 으뜸이라고 한다. 나 역시 제대한 지 오래된 사람들이, 우연히 해병대와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과 어울렸을 때도 자기들이 해병대 출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기수를 따지며 형님 아우 하며 어울리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그럴 때마다 변변찮게 방위병으로 병역을 마친 나로서는 우습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심지어 경이롭기까지 한 복잡한 느낌을 갖게 된다. 해병대 장병들의 이런 독특한 결속력은, 전쟁이 발발할 경우 자신들이 가장 위험한 전장에 투입되는 병력이라는 점, 그렇기 때문에 서로 일사..

펌사위 2023.08.20

교권을 넘어 정치적 시민권으로 [김누리 칼럼]

교사의 자살과 불안은 한국 교육의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준다. 교권이 이처럼 바닥에 떨어진 근본 원인은 한국의 교사들이 정치적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직업군 중에서 정치적 권리를 제한받는 수준을 넘어서 완전히 박탈당하고 있는 직업은 교사(와 공무원)밖에 없다. 교육 지옥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참혹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살인적인 불볕더위 속에 모인 수만명 교사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겠다. 23살, 젊은 교사의 죽음 앞에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 어떻게 학교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가.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사건을 계기로 교육이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었다. 문제의 핵심은 교권 붕괴다.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붕괴의 실상은 참으로 충격적이다. 교사의 99..

펌사위 2023.08.20

작가 소개(a.k.a. 한동대 나온 여자)

언론과 국제학을 전공하고 베트남에서 2년간 봉사 활동을 하고 온 대한민국 태생의 엄마. 엄마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 유리천장을 깨보고자 KAIST 경영대학원 SEMBA과정에 입학하였으나 출산으로 1년 만에 자퇴했다. 이후 자녀 교육에 모든 역량을 쏟으면서 창의학습지도사, 독서논술지도사 등의 자격증까지 땄다.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면서 엄마표 홈스쿨링을 꾸준히 실행하면서 아이와 생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체감하고 있다. 올해 초등 1학년에 입학한 딸아이를 보며, 세상 모든 아이들의 매일을 축복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에 주변의 모든 것에서 영감을 얻어와 시와 에세이를 매일 쓰기 시작했다. 전쟁으로 물들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도 언젠가 일상의 소소함과 행복이 담긴 글과 시들지 않는 꽃그림을 전달하고 싶다. 현재는 학생..

펌사위 2023.08.19

존재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는 정부 [최배근 통찰]

I. 사람들의 착각 4.16 세월호 참사, 10.29 이태원 참사나 7.16 오송 참사 등을 겪을 때마다 사람들은 "정부는 존재하는가" "국가는 존재하는가"를 묻곤 한다. 최근의 오송 참사를 '관재'로 부르는 것도 '정부 부재'론의 연장선에 있는 용어에 불과하다. 참 순진한 얘기이다. II. 정부란, 국가란 무엇인가 장황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다시 한번 정리한다. 1. 인간은 정부를 왜 만들었는가 정부와 국가의 존재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명제에서 기원한다. 여러 번 말했듯이, 인간은 생존에 유리하기에 '사회'를 창조하였다.그 이후 모든 인간 활동은 (심지어 순수하게 보이는 사적 영역조차) '사회적 활동'의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를 들어, 경제적 가치(소득)를 만..

펌사위 202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