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없는 나라 [김누리 칼럼]
역사가 없는 나라 우리는 역사와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상을 초월하는 야만적 행태들을 보면서 다시 역사를 생각한다. 대한민국은 역사를 망각한 나라가 아니라, 아예 ‘역사가 없는 나라’이다. 이 나라엔 역사 의식도, 역사 청산도, 역사 교육도 없다. 1966년 11월30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1면에는 다음날 총리에 취임하는 쿠르트 게오르크 키징거에게 사임을 촉구하는 귄터 그라스의 공개서한이 실렸다. “심각한 나치 전력을 가진 당신이 총리 자리에 앉게 된다면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당신은 책임만 떠안으면 되지만, 우리는 그 결과와 치욕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라스의 신랄한 공개 비판에도 불구하고 키징거는 예정대로 서독..